[채수호 칼럼] 택시

채수호

 

택시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4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605년 영국 런던의 한 여관에서 손님에게 마부가 달린 마차를 대여하기 시작한 것이 택시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마차택시 서비스는 그 후 유럽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으며 1637년경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마차택시가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택시(Taxi)라는 말은 요금이나 세금을 물린다는 라틴어 'TAX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해크니 캐리지( Hackney Carriage) 라 불리는 이 초창기 택시는 육중한 캐리지(Carriage)를 4필의 말이 끌게 되어있어 속도가 느리고 좁은 길에서는 다니기가 어려웠다.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 1834년부터 런던 거리에 등장하기 시작한 핸섬캡(Hansom Cab)이다. 죠셉 핸섬(Joshep Hansom)이란 건축가가 고안한 이 택시는 커다란 두 개의 바퀴 위에 인력거처럼 생긴 작은 캡을 올려놓고 한 필의 말이 끌도록 하여 기동성이 뛰어나고 요금도 해크니 택시에 비해 저렴하였다.

19세기 말 개솔린 엔진 자동차의 발명과 함께 말이 끄는 택시캡은 자동차 택시로 빠르게 교체되기 시작하였다. 1897년 독일의 다이믈러(Gottlieb Daimler)에 의해 처음 제작된 자동차 택시는 1899년에는 파리에, 1903년에는 런던에 그리고 1907년에는 뉴욕의 길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뉴욕의 택시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도록 색깔을 모두 노란색으로 칠하였다.

서울 장안에 택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의 일이었다. 종로4가에서 창경궁까지 전차 운행이 시작된 것이 1910년이니 택시 서비스도 대중교통수단인 전차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것이다. 당시 주된 개인 교통수단이던 인력거에 비해 빠르고 고급스러운 택시는 장안의 명물로 화제가 되었으며 택시 운전사들은 인기가 높아 기생들이 다투어 초대하였다고 한다. 

 

1919년 경성택시회사의 택시 요금은 시간당 6원으로 요즈음 돈으로 환산하면 30만 원 정도이다. 당시 자동차는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ㄴ과 ㄱ을 상하로 붙여놓은 모양의 쇠막대로 엔진을 돌려줘야 했다. 또한 타이어도 튜브식이라 자주 펑크가 나서 바퀴를 갈아 끼워야 했기 때문에 운전기사는 옆자리에 나이 어린 남자 조수를 태우고 다녀야 했다.

예나 이제나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사람들은 길가에 서서 ‘택시!’하고 큰 소리로 부르며 손을 들지만 빈 택시는 여간해서 잡히지 않는다. 1970년대 중반에 직장에 다니던 필자는 양복 주머니 안쪽에 늘 커다란 쥘부채를 넣고 다녔다. 

 

쥘부채의 한쪽 면에는 커다란 붓글씨로 ‘서소문’이라 쓰여있고 반대 면에는 ‘영동’이라 쓰여있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면 서소문 쪽을 펴 보이고 저녁에 퇴근할 때는 ‘영동’쪽을 펴서 들어 보이는 것이다. 손들고 택시를 부르는 것보다 운전사들 눈에 잘 띄고 행선지도 보이기 때문에 달리던 택시들은 내 앞에 먼저 와서 섰다.

21세기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택시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에 우버(Uber)나 리프트 (Lift)같은 앱(App)을 깔고 행선지를 입력하면 5분도 채 안 되어 택시가 픽업하러 온다. 요금은 앱에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이러니 길가에 서서 손들고 ‘택시!’하고 소리쳐 부를 필요가 없다. 인터넷 택시의 등장으로 한때 백만불 가까이 되던 뉴욕의 옐로우캡 라이선스 가격도 요즈음은 형편없이 폭락했다고 한다.

택시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운전기사 없이 운행하는 무인택시가 중국에서는 벌써 상용화되고 있으며 교통체증 없이 하늘을 날아 신속하게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에어택시도 곧 나온다고 하니 우리는 지금 꿈같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채수호]

 

작성 2022.10.11 11:41 수정 2022.10.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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