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연준의 연속 4회 자이언트스텝 기준금리 인상

가계와 기업은 최대한 빚을 줄여야 할 시점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11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4번 연속 '자언트스텝'을 밟아 3.75~4.00%로 올라갔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로 더욱 큰 폭으로 역전되었다. 미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주식을 처분한 돈을 달러로 바꿔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환율은 급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모든 경제정책이 그렇지만 실기하면 혼란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한국은행도 조만간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 정국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재정으로 막대한 돈을 풀어 경기 부양책을 썼다. 우리나라도 툭하면 추경을 편성하여 막대한 돈을 풀어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난도 있었다. 이제 코로나19가 잦아들자 그 결과는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다잡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각국 정부는 다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정책을 연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당분간 빚을 내서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의 경우 이미 거래가 빙하기로 접어들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니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려 통화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손해를 보고서라도 부동산이나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부양책을 쓴다고 LTV나 DTI를 완화시킨다고 해도 대세 하락의 큰 물줄기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부동산 구입 시 대출 한도를 늘려준다고 해도 높은 금리 부담 때문에 대출을 받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다. 직장인들 중에는 월급을 받아도 각종 부채의 원리금 상환도 힘든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에는 영업활동을 해서 남긴 이익으로 이자 상환도 못하는 기업이 증가 추세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의 타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플레로 실질임금이 줄어든 가계의 소비 여력도 줄어들어 내년에는 본격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처방도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계에 부닥친 기업과 가계는 당장 빚을 갚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빚을 내서 가상화폐나 선물 등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자본주의는 자기 책임의 원리가 작동하는 시장경제체제다. 지금은 가계와 기업이 모두 부채를 줄이고 각자도생하면서 기회를 엿봐야 할 시기다.
 

작성 2022.11.03 12:31 수정 2022.11.0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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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