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 칼럼] “이태원의 핼러윈 참사를 애도한다”

김용필

가슴 깊이 애도(哀悼)합니다.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눈앞에 전개되는 비극적인 참사를 눈 뜨고 빤히 보면서도 막아주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한탄스럽다. 애석하게 유명을 달리한 젊은 청춘, 그대들의 희생을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 천번 만번 어른들의 무지한 처사에 한량없는 슬픔과 아픔을 느끼며 고개 숙여 사죄를 드리오니 편히 잠드소서…….

 

국가는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참사를 방관한 무력한 공권력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양상을 어찌하랴. 40m 길에 압사가 웬 말인가? 오르고 내림의 가림 테이프만 설치했어도 참사는 면했으리라.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축제가 아니고 현상이라는 사려 깊지 못한 언사와 많은 경찰이 투입되어도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무책임한 지도층의 말은 우리 사회의 안이한 사태 인식의 불감증 같아서 개탄스럽다.

 

핼러윈은 어떤 날인가 알아보자. 

 

가톨릭에선 만성절이라고 죽은 성자를 위로하는 대축제이다. 죽은 영혼을 위로 찬양하는 망자의 날이 축제가 되었다. 겔트족은 죽어 천당에도 지옥에도 가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는 유령을 위로하는 축제를 벌였다. 10월 31(그믐날) 불쌍한 유령이 나타나면 누구나 이들을 위해 마련한 음식을 바쳤다. 

 

이런 의례가 젊은이들 사이에 향유하는 문화로 돋음하여 국제적인 청년 축제가 되었다. 이날 젊은이들은 유령으로 분장하여 거리에 나와서 익살스럽게 춤을 추며 사람들은 사탕을 준비하여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코스템 플레이(의상 놀이)로 무시무시한 의상과 유령의 탈을 쓰고 거리에 나타나서 춤을 추며 노는 축제로 변하였다.  

 

젊은이들은 괴상한 분장과 탈을 쓰고 나와 놀면 (코스프레) 사탕과 과자 등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약삭빠른 상인들은 핼러윈 축제에 인기 상품을 만들어 팔아 수익을 올리면서 핼러윈 축제는 번창하였다. 

 

이태원의 핼러윈은 1960년 말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의 핼러윈 축제는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핼러윈 코스템 플레이 축제는 1960년대부터 미8군 군인들이 이태원 기지촌에서 해마다 가장 축제를 즐겼다. 이렇게 미군이 즐기던 핼러윈 축제가 민간인에게 알려져서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태원에 와서 축제를 벌였다. 

 

이태원이 한국의 핼러윈 축제의 본거지가 된 것은 다국적 문화의 체험장이 되면서부터다. 이태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미군기지엔 양복점이 많았다. 국제 패션을 표방하려는 미군들의 취향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미군들은 정장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자유로운 패션의 의상을 맞추어 입었다. 점퍼에 동물의 무늬를 넣거나 악마의 흉상을 수놓아 즐겨 입었다. 

 

지금 생각하니 핼러윈 축제의 가면 행렬의 위장된 코스템 플레이 옷이었다. 미군들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군복을 벗고 무우와 호박으로 만든 해괴한 악귀의 탈을 쓰고 호랑이, 용. 뱀, 악귀가 그려진 옷을 입고 술잔을 들고 이태원 거리를 배회하면서 놀았다. 카투사들은 마른 오징어로 만든 탈을 쓰고 같이 어울려 축제를 즐겼다. 핼로윈은 단순한 젊은이들의 놀이가 아니고 세계적인 축제로 만인이 공유하는 놀이 문화다. 

 

아무튼 언제부터인지 민간인에게 널리 보급되어 핼러윈 날엔 이태원 거리로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축제를 즐겼다. 2,000년 들어서는 참가자가 늘어 해마다 5만이상 10만의 인사가 매년 이태원 거리로 모여 코스프레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행사가 되었다. 

 

핼러윈은 젊은이들의 유일한 축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핼러윈 축제 땐 거리로 나와 사탕, 과자 등을 나누어 먹으며 즐겼다. 상인들은 이날을 위하여 특별히 개발한 상품으로 한밑천을 챙기곤 하였다. 미군들이 즐기던 축제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보급되어 즐기는 다국적 문화가 되었다. 그렇게 이태원은 세계적인 젊음의 문화가 범람하는 명소로 이름이 나 있었다. 그래서 핼러윈 날엔 전국의 젊은이들이 누구나 한번 이태원 거리로 나와 만인의 축제에 동참하고 싶어 한다. 

 

핼러윈의 축제는 어떻게 생겨났나

 

핼러윈의 역사는 5세기 아이슬랜드 겔트족이 죽음과 유령을 찬양하는 서우인(samhain 그믐날 10월 31일 동짓날)축제에 괴물 같은 코뿔소 탈을 쓰고 노는  유래하였다. 망자의 날이라고 한다. 섣달그믐날 천국과 지옥에서 거부당한 유령들을 위로하는 축제이다. 이날 귀신 분장을 하고 거리를 배회하면 불쌍히 여겨 후한 대접을 하였다.

 

로마 카톨릭에선 성인 대축제라고 10월 31일을 만성절(萬聖節)로 정하여 천국에 간 모든 성인을 불러 축복하는 날이다. 즉 새해 첫날 저승문을 열어 이승으로 나오게 하여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0월에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제사(시제)가 비슷하다.

 

*5세기 세계력사는 4계중엔 10월31일이 그믐날이고 11월1일이 새해 첫날이었다.

 

우리나라의 나례(儺禮)와 핼러윈 관계

 

우리나라엔 나례라는 의식이 있다. 세말나례, 섣달그믐날 대청소를 하여 잡귀를 쫓고 새해 복을 비는 것이다. 그믐날 부엌과 방안, 온 집 안을 청소하고 심지어는 마구간까지 청소하여 잡쓰레기를 마당에 모아놓고 태우며 악귀와 액운을 몰아내었다. 즉 제화초복(祭靴初伏)의식이다. 재앙을 없애고 부와 복을 불러드리는 의식이다. 그리고 10월 시제엔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였다. 시제가 한국판 핼러윈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핼러윈은 젊음의 축제이다. 떠돌이 영혼을 불러 제사 지내는 의식으로 떠도는 영혼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지극한 휴머니즘이다. 이날 코스템 플레이(코스프레)로 가장하여 젊음을 유희하였다. 기성세대는 이런 젊은이 축제를 단순히 놀이 문회로 탓한다. 

 

이제라도 건전하고 재미난 젊음의 축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이번 이태원 핼로윈 축제의 참사는 어른들이 젊음의 문화를 도외시하고 그들 앞에 닥친 참사를 막아주지 못한 죄책감은 통감하여야 한다. 가슴 깊이 참사를 당해 유명을 달리한 젊은 영혼들을 애도하며 명복을 비는 것이다.  

 

 

[김용필]

KBS 교육방송극작가

한국소설가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마포지부 회장

문공부 우수도서선정(화엄경)

한국소설작가상(대하소설-연해주 전5권)

김용필 danmoon@hanmail.net

 

작성 2022.11.04 10:48 수정 2022.11.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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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