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희의 치유의 문학] 내일 우리는

곽상희

 

희망의 구심은 그것이 아주 어두운 데서 생겨나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존 버거, 그는 아직 못다 한 말에 취한 듯 봄빛이 어른거리는 창밖에서 되돌아와 안을 기웃한다. 오랜 신문 스크랩에 박힌 그의 아득한 눈빛, 그의 시선은 하늘 너머로 응시하고 있다. 하늘 저 아득한 그곳으로, 그의 눈빛이 물에 젖어 반짝인다. 은밀하다 미소로 찰랑인다.

 

참되고 맑은 정신의 소유자, 그는 자라지 않는 영원히 성숙한 소년이다. 아스라한 듯 그때 집을 떠나 고향처럼 살고 있는 이곳, 푸르른 산 저 멀리 얌전히 있던 집은 푸른 집착재가 되어 내 안에서 모성의 묽은 살냄새를 풍긴다. 꿈동산이다. 모난 것 뾰족한 것은 뭉실뭉실 자카란타 연분홍 꽃이 뽀얀 손바닥으로 닦아놓는다.

 

나는 오늘 저 빌딩 숲 너머 아슴푸레 산맥을 넘어 응시하는 나비를 본다. 우리의 무심하고 오만한 문명의 어딘가에 날아와 우리의 거리를 휘젓는 곱지 않은 이상하고 거대한 나비 한 마리를 본다.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아름다운'바람을 마음껏 숨·쉴·수도 없다.

 

나비는 우리에게 강요하는 듯 그는 벼랑 끝 over-stepped한 기존의 문명을 갈아치우고 잠시 정지하라고 강요한다. 대신 그가 준 공포와 불안을 대항하라 한다. 인간 순수에 투항하여 투쟁하고 꿈꾸고 믿음과 희망의 씨앗을 파종하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 편안하여 기다리는 것, 너와 나 마음의 손을 잡고 희망의 가슴을 굳게 어루만지며 뜨겁게 눈물겹게 서로 용서를 바라면서... 그런 것을 그는 우리에게 암시한다.

 

우리 모두 투쟁하는 법을 새롭게 배우는 것이다. 어떻게 투쟁하는 것인가. 이후에 올 새로운 문명 질서 두 손으론 물리적인 마음으로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항하여 그 순수정신을 끌어안고 모든 인류에게 평등한 순수 정신을 위하여 싸워야 한다.

 

시인들의 정신은 발길을 멈추고 생각을 한다. 가슴도 달라지고 있다. 더 성실하고 겸손하여 참 진리가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 이것은 분명 코로나의 선물인지 모르겠다. 

 

시를 쓰는 건 사랑을 하는 것, 아니 사랑을 배우는 것, 그러므로 시인이 되는 건 상처를 사랑하는 것, 굳어진 흙을 파고 자신의 몸을 흘러내리듯 물을 흘려 씨앗을 심는 것, 봄은 기다리는 것인가. 그냥 기다리는 봄은 봄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투쟁하고 꿈꾸고 믿음의 씨앗을 파종하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 어둠에서 흰 복사꽃을 튤립을, 차가운 겨울에서 봄꽃을 피우듯, 변치 않고 인간 사랑을 하는 것, 시인은 그 사랑의 율법을 찾아가는 순례자이므로.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

곽상희 kwaksanghee9@gmail.com

작성 2022.12.02 10:14 수정 2022.12.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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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