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는 그의 저서 『광기의 역사』에서 역사를 분석하면서 “사회의 권력은 모든 인간이 지향해야 할 '정상'의 기준을 만들고 그렇지 못한 '비정상'들, "광인"들, 즉 정신병자와 사회 부적응자들을 격리시키며 사회의 권력 구조와 체제를 유지해왔음”을 폭로했다.
사회의 권력은 정신의학을 내세워 이들 광인을 치료의 대상으로 사회에서 배제해 왔으며, 개인들에게 '정상인'이 되기를 암묵적으로 강요해왔다. '비정상'으로 규정되어 사회로부터 격리된 체제 부적응자들은 정신병원과 감옥에 수감시킴으로써 그들에게 사회에 성실함과 복종을 강요해왔다.
푸코의 권력이론의 핵심을 기술한 위키 백과사전에 의하면, “우리 정체성의 모든 측면들은 권력관계의 산물로 인식한다. 권력이란 사회관계 전체에 퍼져있는 힘의 흐름으로 개인이나 집단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를 아우르는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이 개인들이나 기구들의 손에 독점, 소유 될 수 없고 그저 우리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푸코의 이론 속에서 권력이 반드시 지배와 연관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권력은 하향적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며 지배란 사회 내 권력의 일차적 표현들 중의 하나로서 계급 관계의 형태를 띨 수도 있지만 권력의 복잡한 작동이 계급 관계라는 단일한 요소로 환원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사회 권력이 인간과 신체를 어떻게 처벌하고 감시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근대적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자세히 기술한 저서가 『감시와 처벌』이다.
권력은 가시적인 폭력 대신에 자기 횡포와 전제성을 은폐하면서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데, 전략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규율에 길들일 수 있으며, 감옥과 사법제도에 대해 선량한 시민의 교도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범법자를 만들어내는 제도적 장치하고 비판하면서 권력은 이것을 정치적 및 경제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개인은 원자처럼 분리되고, 타자와의 연계는 파괴되고 공동체의 연대 의식은 분열되어 결국 합리적인 예속화에 길들게 한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가 어린이의 입장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편리함을 추구한 나머지 어린이들을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주장한 지적처럼 언제 어디선지 필요에 따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국가권력 구조의 수리 기구인 연장통을 들고 다니며 어린이의 순수 무구한 동심을 향해 감시와 처벌이라는 권력을 행사해왔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교육행정가나 교사들이 군사문화의 시기에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젖어온 타성에 의해 동심을 파괴하고 있는지 자성해볼 때이다.
18세기 서구에서는 절대왕권 시절에 절대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죄인을 처벌하는 구실로 인간의 육체를 대상화한 잔인한 고문과 사형을 일삼는 앙시앵 레짐의 시대가 있었다.
교육 현장에서도 과거 체벌의 시대가 있었다. 인권 존중의 입장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 교육은 육체적인 고통을 가하는 체벌을 교육 방법으로 사용해왔다.
오늘날은 체벌이 없어진 사회이다. 그러나 군사문화시절 감시와 처벌의 사회체제 속에서 자란 교육자들의 무의식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 집단무의식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의 심리 속에 교육받는 어린이를 주체로 인정할 것인가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 어린이를 예속화시키느냐 하는 무의식적인 교육자의 반응이 어린이들의 모델로 작용함에 따라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교육현장에서 이러한 자신의 무의식적인 행동양식이나 교육 방법에 의해 정상적인 어린이를 비정상으로 몰아넣는지 자성해볼 때이다. 교육자가 부단히 연수를 해야 함은 변화하는 시대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를 교육하기 때문이다.
부단한 연수라 함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의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의식의 개혁이 혁신의 뿌리이다. 의식이 개혁되지 않고 권력에 길들여진 교육자들의 습성대로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의 비전을 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정상적인 어린이를 성실함과 복종을 강요하여 과외공부로 타자와의 연계의 관계가 끊어진 참으로 측은하고 안타까운 어린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감시와 처벌』의 사회를 강요하는지 자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