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문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텔레비전 방송이다. 안방극장의 드라마는 온 가족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심지어 가족 간의 대화시간을 송두리째 채 빼앗아 간 장본인이 바로 텔레비전이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탤런트의 옷차림과 소지품과 장신구, 드라마 속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시청자들의 충동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의식주 생활의 모델링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드라마 시청의 단골은 주로 여성이다. 따라서 많은 어린이들이 어머니와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가 보기에는 조금 정서적으로 우려가 되는 드라마도 부모들과 함께 많은 어린이들이 시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적인 지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어린이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드라마 시간대이기 때문에 드라마 시청함으로써 가족과 함께 있는 포근한 시간을 갖고자 하고 그런 어린이들의 교육적인 환경보다는 드라마 시청에 빠지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물론 가정에 따라 드라마 시청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자녀의 교육적인 배려를 우선순위에 두고 자녀와의 교육적인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녀의 교육적인 배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막장 드라마, 과도한 음주 흡연과 폭력 장면, 성적 충동심을 자극하는 멜로적인 성향, 기물을 파손하면서까지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는 무절제한 무법적인 비교육적인 장면 등이 어린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러한 행동이 당연한 행동인 것처럼 모방행동을 유발하는 잠재적 비교육화로 고착될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오늘날 미디어는 일종의 무한 권력이다. 그 권력의 핵심에 텔레비전과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대중문화가 있다. 그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인간을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만들어버리는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상상력을 말살해버리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셜 맥루한은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마셜 맥루한은 그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는 의미 창출하며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모든 도구와 기술이 미디어다. “우리는 미디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미디어는 우리를 만든다”고 모든 미디어는 인간을 확장하며, 미디어 그 자체가 하나의 근원적인 메시지라고 강조한다.
그는 미디어 개념을 매스 미디어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문자, 화폐, 자전거, 숫자, 도로, 광고들과 같이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나 기술까지도 포함하다는 포괄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대중문화의 문제점을 “대중문화는 상업주의적 성격으로 대중의 말초적 흥미에 영합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문화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를 묘사하므로 이를 지속적으로 수용하는 대중들이 현실을 도피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섹스, 폭력 등의 반사회적 행동규범의 모방, 비현실적인 요소, 사치와 낭비 등의 물질만능 풍조의 조장, 화려한 생활 묘사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욕구불만 등으로 비행의 원인을 제공하고 대중문화는 대중들의 의식을 획일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기능을 파괴하여 상업주의 광고의 세뇌에 의한 무의식적인 충동구매와 획일화된 대중들의 생각과 환상의 모델링을 제시함으로써 주체성을 상실한 물질화된 비인간이 되어버릴 우려가 낳고 있다. 인간의 미디어의 노예로 전락하여 미디어의 감시로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안락하고 편리함을 쫓다가 그에 대한 역기능으로 인간다운 삶을 잃어버리는 불행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인간은 철저히 물질화되어 인간다움을 잃어갈 때 우리는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는 물질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뿐만 아니라 컴퓨터 오락의 폭력성, 우리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비교육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인간의 가치는 윤리 도덕을 도외시한 물질 추구의 세상으로 폭력적으로 바뀌어가는 현실에서 우리 교육자가 할 일은 무엇인가. 학교를 불신하는 시대, 인간의 정신적인 가치와 깨우침을 주는 살아있는 인간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생명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이제 드라마 대신 가족이 단란하게 서로의 하루 생활 의견을 교환하는 가족 드라마를 연출할 때가 아니겠는가?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