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은 학생기자(커피해럴드신문/강원대학교)
현대인에게 있어 커피가 삶의 일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이들은 커피와 함께 하루를 보내며, 이제는 어디를 가든 카페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다.
2000년-2021년까지의 커피 수입량과 수입액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표이다. 2018년도에 커피 수입량 및 수입액이 눈에 띄게 급증하며, 이후 2021년도 까지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찾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공급 역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은 약 4천원이지만,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0.5%인 20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한현우, 2022).”
위 기사에 따르면, 커피를 판매했을 때의 수익액 중 극히 일부만이 생산자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커피 소비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왜 생산자들에게 들어가는 몫은 현저하게 낮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 커피는 우리 손에 어떻게 들어오는가?
커피는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친다. 커피콩 생산노동자에서 중간거래상들에게로, 그리고 다시 수출업자, 수입업자, 커피콩 가공회사와 소매업자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닿게 된다.
커피는 불합리한 유통과정을 거친다. 중간거래상들이 생산자로부터 생두를 헐값에 구입하게 되며, 커피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총 부가가치의 90% 이상이 파생되는 곳은 바로 커피콩 가공회사와 소매업자 단계에서 이다. 가공회사와 카페에서는 로스팅과 분쇄, 유통과정 등을 거치면서 단가를 높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커피가 우리 소비자들의 손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커피 노동자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은 브라질의 사례이다.
“농장에서 커피나무를 생산하기 위해 맹독성 농약을 사용해 왔는데, 노동자들은 장갑 같은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없었다(조기원, 2016).”
“농장주에서 식대와 교통비 등을 빚지고 있는 상태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커피 열매를 딴다.”
“···머무는 기숙사엔 낡은 침대 몇 개와 구멍난 매트리스가 전부이고 화장실도 없어 근처 풀숲에서 용변을 해결한다(김상범, 2016)···”.
“···하루에 최대 14시간까지 일하는 것은 물론 끝날 때까지는 제대로 임금을 지불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커피 열매를 재배하는 등 주어진 노동시간이 과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생활하는 곳 역시 열악하다는 사실과,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동착취문제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음은 과테말라의 사례이다. . “··· 대략 11~12세 아이들이 주 6일간 하루 6~8시간씩 커피콩을 따고 있다. 노동을 하는데, 하루 임금이 최대 5파운드를 넘지 못했다고 한다. ··· 무려 45kg에 달하는 커피콩 자루를 옮기는 아이들의 모습도 포착됐다(김향미, 2020)..”
5 파운드는 약 7,800원이다. 우리나라 최저시급이 9160원임을 고려해봤을 때, 힘들게 일하고 하루에 고작 버는 수익이 7800원 정도라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생계를 유지하고자, 부당한 대우를 받아가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커피 재배 노동자들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이들을 부당한 대우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방법이 있을까? 암담한 현실 속,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이들을 도울 방법은 없는 걸까?
▶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대가를, 소비자에게는 더 좋은 제품을! - ‘공정무역 커피’
노동착취 문제를 막고 농부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원두에 값을 적정하게 지불하는 윤리적인 무역, ‘공정무역 커피’가 등장했다. 한국공정무역협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공정 무역을 정의한다.
쉽게 말하자면, 공정무역이란 생산자와 노동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는 무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커피의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공정무역커피란 “다국적 기업이나 중간상인들을 거치지 않고 제3세계 커피 농가에 비용을 직접 지불하고 사들이는 커피” 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도넛 프랜차이즈 크리스피크림도넛과 롯데리아는 공정무역 인증 원두를 매장에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날이 갈수록 공정무역커피전문점과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공정무역이 우리 사회에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춘천 지역 근처, 어디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일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전국 공정무역 판매처 위치좌표가 찍혀있는 google 지도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춘천에는 7곳이 표시되어 있었다.
"지점별 위치한 춘천생협, 아름다운가게, 북까페 살림,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 창"의 7개의 상호명을 확인하였으며, 각각 취급하는 공정무역 제품 또한 나와있는 정보로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블로그 검색을 통해 ‘공지천 제빵소, 쿱박스’ 등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정무역의 취지를 생각해봤을 때, 생산자의 착취와 아이들의 노동을 막고 돕고자 시작된 운동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정무역이 앞서 살펴봤던 노동자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순 없다.
공정무역제품 소비에 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을 더 비싼 가격으로 살 것인가?, 생산자에게 임금을 더 준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들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되는가?, 거래방식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무역은 먼 곳에서 일어난다. 우리는 생산자에게 돈이 얼마나,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공정무역제품이라 거짓으로 밝히고 제품의 단가를 높여 판매하는 경우가 있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거래 과정과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경우, 공정무역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다.
▶ 우리 모두 지켜보고 있으니,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 ‘블록체인’
커피업계는 최근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면서, 커피가 어느 환경에서 생산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매장까지 들어오는지 실시간으로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커피 원두 포장지나 운송 용기에 원두의 종류, 가공방법, 노동자의 계약서 등의 정보가 담긴 무선인식(RFID) 태그를 부착한다. 이 자료는 유통과정을 거치는 모든 PC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그 결과, 유통과정에 참여한 누구나 이를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투명한 거래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기업의 노력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그 뒷면에는, 노동의 시간과 양에 비해 부당한 대가를 받으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앞서 살펴봤듯이, 농장의 유통 과정을 감시하는 블록체인, 그리고 각종 기업 등에서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 커피를 활성화시키는 등, 농민들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노동하는 생산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종사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처우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커피전문점들을 대상으로 주휴수당 지급 및 최저임금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주휴수당을 정당하게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날이 갈수록 최저임금 위반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문제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법이 있더라도, 이를 알게 모르게 준수하지 않는 이들은 항상 존재한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는 것은 우리 사회의 평생 숙제인 것이다.
‘어떠한 커피를 소비할 것 인가’는 결국 우리 소비자의 몫이다. 우리는 이제 소비자로서 윤리적 소비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카페를 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당신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당신은 커피 구입 시, 어떠한 원두를 사용하였는지 살펴볼 것인가? 커피를 비롯한 각종 제품 구입 시, 당신의 고려사항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