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이의 법칙이란 일본의 관상어 코이에 대한 이야기다. 코이란 관상어를 어항에 넣어 기르면 5~8cm밖에 자라지 못하고 커다란 수족관에 넣어두고 기르면 15~25cm까지, 큰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똑같은 생명체가 자기가 사는 곳의 크기에 따라 몸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살아가는 환경과 그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의 차이가 현저하게 달라짐을 증명하는 과학적인 증거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일찍이 맹자의 어머니께서 맹자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 갔다는 “맹모삼천”의 이야기나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낸다”는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속담이 모두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현상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서울의 학군이 좋은 강남이나 목동 학군으로 자녀를 학교 보내기 위해 이사 가는 현실이나, 평수가 넓은 아파트 선호 현상, 그리고 부자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코이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람이나 동물들이나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좋은 조건과 환경은 타고난 재능을 더 많이 발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가는 환경에 의해 100%의 능력을 타고나지만 10%의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미국의 앤드류 카네기는 세상은 능력의 50%를 쏟아붓는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 100% 발휘하는 극히 드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다.
하물며 코이라는 물고기도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의 크기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듯 사람 또한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주변 환경과 생각의 크기에 따라,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과 꿈의 크기가 달라지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확률은 달라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은 어린이들이 타고난 능력을 자극하여 이끌어내는 교사의 질적인 수준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지고 어린이들의 잠재적인 능력의 발휘정도가 달라진다. “나는 과연 어린들의 능력을 얼마나 발현시켜 줄 수 있는 교사인가?” 자성해보아야 한다. 만약 부족한 교사라고 생각되면 부단한 자기 수양과 자기연수로 좋은 교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교사의 인격과 습관, 말과 행동이 바로 어린이들의 모델이 되는 잠재적인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시대의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여 미래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인재들을 길러내야 하는데, 시대에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들 요란한데 교육하는 교사의 의식과 행동이 바뀌지 않고서는 혁신이 되지 않는다. 교육현장을 혁신할 주체세력인 관리자가 먼저 혁신되어야 혁신이 되는데, 교사보다 혁신하고 하면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가 먼저 혁신적인 행동을 보이면 어린이들도 변화하게 된다.
행정 관리자가 먼저 혁신이 되어야 현장의 교사들도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행정 관리자가 권위주의적인 사고로 자신이 승진하기 위해 해왔던 보상심리에 의한 재생산문화 생산하면 교육현장은 혁신이 되지 않는다. 그러한 습관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변화하는 오늘날의 학교를 운영하면 혁신이 아니라 불신이라는 역행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말로만의 혁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행정 관리자가 먼저 혁신적인 행동을 보이고, 교사가 먼저 혁신적인 행동을 보이면 학부모와 어린이들도 변화하게 된다. 교사가 말로만 어린이에게 주위를 깨끗이 하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 외쳐본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교사가 먼저 행동으로 어린이에게 진실로 우러나오는 사랑의 실천적인 행동으로 친절한 행동, 따뜻한 말과 행동의 본보기를 보이고, 쓰레기를 줍고 자신의 주위를 깨끗이 하면 어린이들도 따라 하는 법이다.
말로만의 사랑의 시대는 끝났다. 사랑한다면 가슴을 열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좀 더 큰 가슴으로 세상을 포용하고 사랑을 실천할 때 교육은 코이의 법칙대로 성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