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여계봉 [기자에게 문의하기] /
계양산 새해 해돋이
2023년
새해 새날은
계양산에서 시작한다
어둠과 차디찬 바람 뚫고
침묵하는 겨울 산으로 들어선다
어둠이 있어야 찬란하고
차가움이 있어야 온기를 느끼는 법

잔설 덮인 계양산성 위로
새해가 떠오르니
눈부신 광영과 뜨거운 희열에
온몸은 전율한다
옹골차고 호탕하게 솟은 계양산
드넓은 부평벌 가운데로
굴포천이 지나 한강으로 흐르니
백제 비류는 미추홀에 도읍을 정했더라
키는
400m가 채 안 되지만
사방팔방 막힘없어
동은 서울 남산
서는 강화도 마니산
남은 안산 대부도
북은 개성 송악산이
거침없이 펼쳐지고
안성 칠장산에서
출발한 한남정맥은
계양산에서
숨을 고르고
김포 문수산으로 달려가
조강(祖江)에 발을 담근다

새해 새벽을 여는 팔각정에서
지난해에 떨구어내지 못한
마음의 묵은 때를
세찬 바람결 따라
경인아라뱃길로 날려 보내니
이제
마음도
새해이고 새날이다
바라옵건대
올 한해
새해 새날의 경이로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하소서.
*계양산(桂陽山): 해발 395m로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이자 주산이다. 산 이름은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자생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인천 앞바다, 북쪽으로 파주시와 개성시 송악산이, 남쪽으로 송도국제도시와 안산시 대부도, 동쪽으로 김포공항, 서울 63빌딩, 남산 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까지 조망된다. 계양산 동쪽 능선에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계양산성이 있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계산역이나 임학역에 내리면 계양산으로 갈 수 있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