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기적을 위하여


이 동 용 (수필가/인문학자)




생철학자 니체는 즐거운 학문 속에 성 야누아리우스라는 시를 남겨 놓았습니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 신을 칭송하는 시입니다. 니체는 이 ‘야누스’에서 ‘야누아르’, 영어로 ‘재뉴어리’라는, 즉 1월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음을 알고 이렇게 환호하며 노래를 부른 것입니다. “불꽃의 창을 들고 / 내 영혼의 얼음을 깨트리는 그대 / 내 영혼은 환호성을 지르며 / 지고한 희망의 바다로 내달리네 / 더 밝고, 더 건강하게 / 사랑으로 충만한 운명 속에서 자유롭게 / 내 영혼은 그대의 기적을 찬양하네 / 더없이 아름다운 1월이여!” 1월이여!


니체는 시를 쓰는 철학자입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학문에서부터 문학과 철학이 서로 뒤섞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처녀작인 비극의 탄생에서 이미 이런 면모는 니체 철학의 특성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처럼 ‘문학과 철학의 어울림’을 연출하기에 충분합니다. ‘현상과 본질의 조화로운 어울림’이 니체의 시적인 철학입니다.


물론 문학가와 철학자는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 낼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책에선가 이런 말을 남겨놓기도 했습니다. “신앙이 끝나는 곳에서 학문이 시작되고, 학문이 끝나는 곳에서 철학이 시작된다! 철학이 끝나는 곳에서 문학이 시작되고, 문학이 끝나는 곳에서 자유가 시작된다!”고 말입니다. 물론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에서 주장한 바처럼 ‘신이 된 철학자’입니다. ‘이 사람을 보라’에서 ‘이 사람’에 해당하는 그 사람이 곧 예수 그리스도, 즉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자는 자기 인생 이야기로 가득 채운 자서전을 써놓고, 그 자서전의 제목으로 ‘이 사람을 보라’라고 했습니다. 정말 최고의 제목입니다. 스스로 신이 되었음을 증명하고 증언하는 그런 용기가 놀랍습니다. 늘 ‘니체처럼 살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 도달하면,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의심을 품으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게 됩니다. 분명 용기가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스스로 신이 되라’는 그 명령에 복종할 용기가 부족해서.


신이 된다는 것은 진정 모든 것을 포기해야 실현되는 일입니다. 모든 것을 잃을 준비가 되어야 보이는 길이고, 모든 것을 망각의 강으로 띄워 보내야 펼쳐지는 세상입니다. 이 순간, 늘 되새김질하는 성경 구절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태복음 16:24) 자기를 조금이라도 붙들고 긍정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자기를 완전히 부인한 자만을 인정하고 받아준다고 말했습니다. 이 조건부터 충족시키기가 정말 너무 어렵고 힘듭니다.


‘즐거운 학문’은 그 자체로 이미 공자의 이념과 비교될 수도 있습니다.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군자가 될 수 있는 공부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려면 ‘즐거운 학문’을 해야 합니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공부’라면 군자의 도를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창을 들고 얼음을 깨 주는 불꽃에 의해 자유를 얻은 영혼이라면 ‘지고한 희망의 바다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늘 이 광활한 바다에서 항해를 거듭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희망의 바다에서 신적인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사람은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입니다. 사람은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지만, 그 굴레 안에서도 ‘자유롭게 찬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바로 야누스가 된 정신이 1월을 맞이하여 자기 자신을 위해 부르는 찬송가의 내용입니다. 특히 로마의 신화는 야누스를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로 설명합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그 선택의 ‘자유’가 사람이라는 존재의 형식을 ‘기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어서 더욱 신비롭기만 합니다.


작성 2023.01.02 09:20 수정 2023.01.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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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