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Mt. Kailash)

여계봉 선임기자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Mt. Kailash)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는

신의 땅

우주의 중심

지구에서 가장 신비스러운 곳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뵌교

4대 종교의 성지(聖地)이자

인더스강, 갠지스강, 카르나리강, 브라마푸트라강

4대 강의 발원지

 

서티벳 카일라스 가는 길은 

구도(求道)의 길

 

라싸에서 다르첸으로 

이어지는 1300km 길은

달리고 달려도 끝이 없는 

태초의 황량한 산과 들판

 

그곳은

모래바람 속에 

양 떼와 야크들만 있을 뿐

 

흙빛의 삭막한 대지에는 

나라 잃은 티베트인들의 

설움이 담겨있다

 

 

 

수천 길 낭떠러지

만년설 고갯마루를 넘고

험준한 산맥을 끼고 돌아 

천계 가까이 있는 

호수와 강들을 지나면

성지(聖地)의 관문 다르첸에 이른다

 

검푸른 물색으로 가물거리는

성호(聖湖) 마나사로바는

우주의 자궁

 

성호의 초원 너머 

아련하게 보이는

카일라스는 우주의 중심

 

 

인간은 영원히 오를 수 없는 

높이 6,714m 거대한 투구 위에 쌓여 

새하얗게 빛나는 만년설은

그야말로 눈(雪)의 보석

강 린보체(Kang Rimpoche)

 

성산(聖山)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경이롭기만 하여

울림으로 돌아와

마음의 창을 두드린다

 

수많은 봉우리들이 

수천의 나한상처럼 

성산을 감싸고 있고

허리에 감은 하얀 비단 띠는

천국을 오르는 계단

 

수직 절벽을 이룬 

삼각형 설산은 

지축을 흔들며 

금방이라도 내달릴 기세다

 

 

불교의 수미산(須彌山)이라

제석천왕(帝釋天王)과 사천왕(四天王)이 살고

힌두교의 성산이라

시바신과 우마신의 거처

 

신의 성소를 향해

돌무더기 산길을

오체투지(五體投地)로 

다가가는 순례자들은

 

해탈의 고개인

돌마라 패스에 올라

오방색 타루초*를 달며

룽다*가 자신의 소원을 

신께 전해 주길 기원한다

 

한 번의 코라(kora)*는 

생의 업(業)을 소멸하고

108번의 코라는 

열반에 들 수 있다는데

 

몸은 천근만근이건만

신과 소통하는

성스러운 여정에

영혼은 맑아 온다

 

카일라스 가는 길은

종교가 아닌 삶이요 

전생의 업을 끊기 위한 

속죄의 고행이며

내세의 환생을 위한 현세의 기도다

 

존재 자체가 신앙인

카일라스에서

작거나 낮지 않은 게 어디 있으며

헛것 아닌 게 그 무엇이랴. 

 

*카일라스산(岡底斯山): 티베트의 성도 라싸에서 1,300km 떨어진 서부 티베트에 위치한 성산(聖山). 4대 종교의 성지이며 아시아를 적시는 인더스강, 갠지스강 등 4대 강의 발원지. 티베트어로 ‘강 린보체(岡仁波霽)’라고 부르는데, ‘눈(雪)의 보석’이란 뜻. 정상은 산세가 워낙 험할 뿐 아니라 종교적 이유로도 등반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카일라스 가는 길은 인천공항에서 중국 청두나 시안을 거쳐 비행기나 칭짱열차를 타고 라싸로 들어간 후 차량으로 카일라스 관문인 다르첸까지 가거나 네팔 카트만두에서 차량으로 우정공로를 통해 다르첸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근처에 구게왕국 유적지와 대자연 토림(土林)이 있다. 

 

코라(kora)*: 카일라스산 주위 52km를 한바퀴 도는 아웃 코라와 산 안쪽을 도는 인 코라가 있다. 현생의 죄업을 씻고 내세의 안녕과 영생을 기원하는 성스러운 여정이다.

 

*타루초(經文旗)*: 티베트 불경을 새겨 달아놓은 오색천으로 경전을 옮겨 적은 기도 깃발

*룽다(風馬)*: 긴 장대를 세워 세로줄로 길게 맨 깃발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yeogb@naver.com

 

작성 2023.01.05 11:32 수정 2023.01.05 11:36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여계봉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2025년 6월 19일
2025년 6월 19일
2025년 6월 18일
2025년 6월 18일
2025년 6월 17일
2025년 6월 17일
2025년 6월 17일
피아니스트 양명진, 2025 독주회 개최#양명진 #피아니스트양명진 #피아..
이란에 말바꾼 트럼프의 진짜 속내는?
2025년 6월 16일
2025년 6월 16일
2025년 6월 15일
2025년 6월 15일
2025년 6월 15일
2025년 6월 15일
2025년 6월 15일
[ESN쇼츠뉴스]‘2025 인천국제민속영화제(IIFF 2025), 이장호..
[ESN쇼츠뉴스] 킹오브킹스 K애니로 만나는 예수 K 애니로 탄생 킹오브..
[ESN쇼츠뉴스]봉사 / 환경 / 고양재향경우회, 국민과 자연 잇는 자원..
[ESN쇼츠뉴스]김명수 응원 인천 민속영화전통과 영화가 만나는 자리 인..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