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눈길을 밟고 오신이여,
산골 마당 위로 마른 햇볕 스며들기 전에
싸리 빗자루로 길을 내신 그대는 어디 가고
한지 같은 눈의 수평선 끝에
사자산 풍경이 걸려 댕강거리는데
대숲을 돌아 나온 바람 한 점이
눈 내린 산골에 파문을 일렁인다.
겨울 햇살이 내려앉는 절집 마루에
나는 헛헛한 마음을 개켜 두고
풍경에 걸린 바람을 따라
마음속을 휘돌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