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칼럼] 악재惡材 이후에 생기는 일

김태식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일만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나쁜 일이 생기면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삶의 형태가 바뀌는가 하면 예상치 않았던 물건의 등장으로 해서 인류의 가치 기준이 바뀌는 경우도 간혹 있다.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IMF한파는 어려운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물러났다. 1990년대 초반의 호황에 힘입어 흥청거리던 우리 서민들의 생활에 찬 물을 끼얹었다. 그 폭풍이 지나간 뒤에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물론이고 국민 개개인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고 방만했던 살림살이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회생 가능성이 없거나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부실기업은 정리를 했다. 개인은 빚을 내지 않고 알뜰히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악재 이후에 절약이라는 보약을 지어 먹은 셈이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은 지구촌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념을 내세우고 혹은 자신의 영토를 넓히려는 야욕으로 전 세계는 피로 물들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후 의학의 발달이라는 아이러니한 일이 생겨났다.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당하고 죽는 일이 생겨나니 의학에 많은 연구를 하게 되었다. 

 

특히 수술에 관한 의학술이 가속도를 얻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전쟁을 치르면서 빠르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개발되었는데 오늘날의 인스턴트식품이다. 하지만 인스턴트식품은 최근에는 인간의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돌고 돈다.  

 

현대사회에서 인류가 가장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를 꼽는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동차를 뺄 수 없을 것이다. 인력거나 마차馬車의 교통수단을 지나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편하게 이동한다는 것은 획기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문제는 있다. 

 

자동차엔진이 기름을 연소하면서 내 뿜는 매연으로 인해 지구촌은 환경이 오염되고 온난화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또한 석유 자원의 고갈이 다가오고 있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지만 쉽게 되지 않고 있다. 악재 뒤에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꼭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일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때도 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태풍은 상상만 해도 무섭다.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이 되는 경우도 있고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없어져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의 태풍은 때로는 필요할 때가 있다. 

 

비가 내릴 기약이 없는 가뭄으로 고생할 때 태풍은 농사는 물론이고 우리의 생활에 큰 보탬이 될 정도의 비를 뿌려 주기도 한다. 물론 홍수가 나지 않을 정도여야 한다. 또한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적조赤潮현상을 없애 주고 바다 아래에 있는 플랑크톤의 순환을 시켜 물고기들의 먹이를 풍성하게 해 주기도 한다. 나쁜 것이 지나가고 난 뒤의 생활 속의 이득이다.  

 

요즈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지구촌의 살림살이가 휘청거리고 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지자 각국의 은행들은 내실을 기하기 위해 부정한 대출을 자제하고 신용이나 담보가 우수하지 않은 개인에게 무리한 돈 빌려주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들이 보유해야 하는 자산의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항상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고통이 가중 된다는 것이 마음 아픈 일이다.  

 

‘살기가 어렵다’라는 것은 분명 악재다. 하지만 이 고통을 지나고 나면 ‘좋은 일이 있겠지’라는 것은 호재일 수도 있다. 이것에서 우리의 인생의 포인트를 찾아도 좋을 듯하다. 

 

[김태식]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선박기관시스템 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울산신문 신춘문예(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wavekts@hanmail.net

작성 2023.01.10 11:27 수정 2023.01.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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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