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칼럼]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김태식

매년 명절이면 민족의 대이동은 있다. 차가 밀려도, 피곤해도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끊이질 않는다. 평소에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니 이날만이라도 찾아뵙자는 의미일 것이다. 명정 차례를 지내고 성묘 가는 길은 더욱 붐빈다. 공원묘지로 가는 길은 끝이 없을 정도다. 살아 계실 때 못다 했을 효도를 돌아가신 후에라도 할 마음으로 산소를 찾는 것이리라.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구절이 있어 인용해 본다. 

 

공자가 유랑하다가 하루는 몹시 울며 슬퍼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우는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세 가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 첫째는 젊었을 때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보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나신 것이요,  둘째는 섬기고 있던 군주가 사치를 좋아하고 충언忠言을 듣지 않아 그에게서 도망쳐온 것이요,  셋째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제를 하던 친구와의 사귐을 끊은 것입니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무릇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질 않고”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럴 생각으로 찾아가도 뵈올 수 없는 것이 부모입니다.”라며 울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마른 나무에 기대어 죽고 말았다. 그러므로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부모를 잃은 자식의 슬픔을 가리키는 말로 부모가 살아 계실 때 효도를 다하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나 자신도 부모님 살아 계실 제 효도를 다 했던 아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명절이면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 산소엘 가며 늘 생각한다. 수욕정이... 자욕양이...에 대한 아쉬움을.

 

옛 어르신들이 이르시기를?부모 살아 계실 때 잘하거라 죽고 난 뒤 제사상의 상다리가 부러진들 무슨 소용이겠나’ 쉬우면서도 쉽게 실천하지 않는 것이 우리 자식들인 것 같다. 

 

어느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00명의 부모에게 묻기를?댁의 자식들은 효자입니까??부모는 모두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시 그 부모의 자식들에게 물었다.'당신들은 부모에 대해 효도를 다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자식들은 ‘저는 불효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서로가 부족해도 표현하지 않았다는 통계다. 

 

‘효자는 부모의 입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자식이 아무리 효도를 다한다 한들 부모의 마음에 비할 수는 없을 터이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것은 절대적이고 맹목적이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대하는 것은 그 정도가 약하다. 

 

올해 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그래 왔듯이 해마다 명절이면 부모님을 찾고 산소를 찾게 될 것이다. 자식들은 조상과 부모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을까? 밀리는 차량 속에서 살아 계실 때 서운하게 해 드린 것을 후회하며 성묘를 하고 오는 것은 아닐는지.

 

나 또한 몇 번이고 되뇌었다. 

부는 바람만을 탓하고 있다가는 나무가 조용히 있지 못할 것이고,

부모님이 오래도록 살아 계시리라 생각하면 더욱 후회할 것이라고.

 

명절 때마다 산소엘 다녀오는 길은 부모님께 언제나 죄스러운 날이다.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잘했더라면 하고 두고두고 아쉬워하는 날이다. 

 

[김태식]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선박기관시스템 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울산신문 신춘문예(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wavekts@hanmail.net

 

작성 2023.01.17 11:51 수정 2023.01.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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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