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역사는 발전과 반복을 거듭한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을 배워야 하는 이유

역사는 발전한다. 유물론자들이 주장한 역사발전 단계설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인 팩트는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는데, 그 사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다. 인간 정신이 고도로 진화할수록 역사도 그만큼 발전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발전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면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혜안이 생기고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이 생긴다.

1592년 4월 13일(음력)에 발발한 임진왜란은 조선, 일본, 명나라가 싸운 국제전이었다. 7년 동안 동아시아 전체가 전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데 이 거대한 전쟁을 단순히 임진년에 왜놈들이 난을 일으킨 사건이라 하여 임진왜란이라고 불렀다. 국지적인 소규모 반란이었던 임꺽정의 난이나 홍경래의 난과 비슷한 반열에 올려놓고 지은 전쟁 이름이다. 그래서 요즘 학자들 사이에 임진왜란을 조일전쟁이나 임진전쟁으로 명칭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것은 역사가 발전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의 하나다.

임진왜란과 6.25전쟁을 비교해 보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실감 난다. 두 전쟁 모두 무방비 상태에서 적의 기습을 당했다. 지리멸렬한 조선의 관군을 대신하여 의병이 봉기했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국군을 돕기 위해 학도병과 지원병들이 낙동강방어선을 지켜냈다. 두 전쟁의 전개 과정과 외세가 주도한 휴전협상 과정을 살펴보면 역사는 거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원균의 칠천량패전과 국군 3군단의 현리전투 패배는 무능한 지휘관의 리더십 부재가 낳은 치욕의 패배로 비교가 된다. 신립 장군의 기병부대가 일본군을 얕잡아보고 탄금대에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 대패한 것이나, 미군 선발대인 스미스부대가 북한군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모하게 싸우다 패배한 오산전투는 개전 초기에 벌어진 거의 같은 맥락의 역사적 사건이다. 명나라 원군이 평양성전투에서 이겼다고 의기양양하게 서울로 진군하다가 벽제관전투에서 왜군에게 대패했다. 이것은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국군과 유엔군이 무모하게 북진하다가 중공군의 매복에 걸려 장진호전투에서 고전한 미 해병 제1사단의 역사와 비견된다.
 

임진왜란의 휴전협상 과정도 6.25 전쟁과 아주 흡사하다. 전쟁의 당사자인 조선은 배제되고 명나라 심유경과 일본의 고니시 유기나카 사이에 휴전협상이 진행된 것과, 6.25전쟁 정전협정에 우리나라는 빠지고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과 북한 김일성 그리고 중공군 사령관 팽덕회가 서명한 것도 너무나 흡사한 역사의 반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종전협상이나 종전선언을 우리나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도가 되었다.

전쟁의 역사만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역사도 반복을 거듭한다. 임진왜란 직전 정치인들은 지연과 학연을 중심으로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싸웠다. 눈만 뜨면 서로 편을 갈라 싸움질을 해대는 현재의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직후 6.25전쟁이 발발할 때까지 좌익과 우익이 싸웠던 역사는 지금 우리 눈앞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재난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태풍이나 지진,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는 수시로 반복된다. 사람이 죽고 집이 떠내려가면 대성통곡을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잊어버린다. 인간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인재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대연각호텔 화재,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등은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지워져 가고 있다. 세월호 사고의 상처가 아물만 하니 이태원 참사가 터졌다. 

이처럼 역사는 반복되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실수를 반복하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만 하고 있을 것인가. 오늘날 우리가 이순신 장군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은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발전적인 교훈을 찾고자 함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이순신 장군만큼만 하면 우리나라는 곧 세계 일류 선진국이 될 것이다. ​

 

 

이순신전략연구소장 이봉수
https://yisoonsin.modoo.at

 

작성 2023.02.10 09:45 수정 2023.02.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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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