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서울은 이중구조의 도시다. 화려한 고층 빌딩 아래 아직도 노숙자들이 상당수 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11일 새벽 서울역 일대를 둘러보았다.
한때 노숙자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서울역 대합실은 요즘 한밤에는 셔터를 내려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다. 이 때문에 서울역 주변의 노숙자는 상당히 줄었다. 날씨가 추워 일부 노숙자들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부산역 주변으로 옮겨간 탓도 있다.
서울역 대합실 안내센터 직원에 따르면, 막차 도착이 밤 12시 40분인데 새벽 1시경에 대합실 문을 닫고 첫차 출발 시간 이전인 새벽 4시 10분에 문을 연다고 한다.
이날 새벽 4시경 서울역 앞에는 5~6명의 노숙자들이 종이 박스 속에 누워 우산으로 바람을 막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시간에 서울역 지하철 1호선 지하도에도 3~4명의 노숙자들이 보였다.
이들 노숙자들은 서울시에서 쉼터를 마련해 주어도 적응하지 못하고 뛰쳐나와 자발적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많고 여성들도 제법 눈에 띈다. 화려한 빌딩 아래 서울의 어두운 모습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노숙자는 있지만 서울은 역시 명암이 교차하는 이중구조의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