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심 칼럼] 서울로 인륜지대사를 보러 갔다

서재심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우리나라 수도 서울을 여고 2학년 수학여행 때 처음 가 보았다. 조명이 번쩍번쩍하는 서울을 참 많이 동경했었는데 그때 서울의 숙소는 그 당시 참 가난한 남해의 시골집보다 초라했다.

 

방바닥은 장판 아래 보릿대를 깔아 난방비를 아끼는 듯했고 좁고 비좁은 복도와 계단, 묵은 때로 칙칙한 건물, 어수선한 골목 등 서울은 가난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때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굳이 서울에서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최근까지 서울은 그냥 한 번씩 역사유적이나 인사동이나 박물관정도 돌아보는 것으로의 도시로만 인식하고 살다가 지난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광화문을 다녀온 뒤로는 서울에 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어제는 지인 아들 결혼식이 있어 한국경제신문18층 웨딩홀 창가에 앉아 서울을 내려다보면서 더 많은 생각들이 일어났다. 한국경제신문사는 두 번째였다. 한국경제신문에는 남해 출신 시인 고두현이 문화부 논설위원으로 있는 곳이다. 몇 년 전 서울 간 길에 용기를 내어 전화를 하니 참 반가워하면서 택시를 타고 신문사로 오라고 하여 찾아간 적이 있었다.

 

세상이 다 알게 공사다망한 고두현 시인이 신문사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택시에 내린 우리 촌 아줌마들을 8층에 있는 뷔페에 데리고 가서 점심을 사 주고는 신문사 안을 둘러보면서 당신의 책상도 알려주고 당신의 시집도 주셨다.

 

그리고 신문사 근처 성당의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들뜬 오후를 보내 기억이 있는 곳이다. 어제도 8층 뷔페에서 창가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그날을 추억했다. 이곳 한국경제신문사 18층 웨딩홀에서 백년가약을 하는 지인의 아들이 고두현 시인의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자제분들을 많이 낳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40년 가까이 우리나라 수도 서울은 공기도 탁하고 빈부격차가 너무 많이 나서 상대적 박탈감을 제일 많이 느끼는 곳이라 살 곳이 못 된다는 이미지로 박혀 있다가 남해 출신 고두현 시인의 따뜻함으로 완화되기 시작했다. 

 

눈부신 가을날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깔린 서울을 보면서 좋은 이미지가 쌓였다. 5 년 전에 뉴욕에 한 달쯤 있으면서 뉴욕 거리의 어수선함과 뉴욕 지하철의 지저분하고 엉망인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워싱턴을 가면서 본 미국 고속도로에 널려 있는 쓰레기를 보면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이 다른 나라 도시에 비하면 정말 아름다운 곳이구나!’ 생각했다.

 

어제 지인의 인륜지대사로 인해 간 서울에서 ‘아, 서울에서 방 얻어놓고 한 달 정도 머물면서 이순신 장군님의 동상이 있는 광화문에도 가고 이순신 장군님의 탄생지 인현동에도 가고 경복궁에도 가보고 인사동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영화관에도 가고, 박물관에도 가보고, 간송미술관에도 가보고, 남한산성에도 가보고, 교보문고에도 가보고 기차를 타고 춘천에도 가보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은 돈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창조적인 생각이 모이는 곳이다. 오늘도 활력이 넘치는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서 지인의 아들은 예쁜 배우자랑 행운이 따르는 삶을 살기를 바라면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오랜 역사가 만들어 놓은 이야기처럼 아이를 낳고 가정의 역사를 만들기 소망해 보았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이메일: alsgml-2@hanmail.net

 

작성 2023.02.20 10:17 수정 2023.02.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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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