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나만의 길을 가라

고석근

고귀함, 독립자존의 정신,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존재할 수 있음, 홀로 서서 독립적으로 살아야 함.

 

- <선악의 피안>

 

 

고향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축하해! 가문의 영광이야!’ 막내 제수씨가 ㄴ 초등학교 교장이 된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막내 제수씨는 폐교의 위기에 처한 초등학교를 살려냈다. 여러 선생님들과 모임을 만들어 함께 폐교 예정인 학교에 들어가 서울에서 전학을 오는 학교로 되살려냈다.

 

몇 년 동안이나 밤 10시는 넘어야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 뜨거운 열정들이 모며 학교를 살려내고 제수씨는 교장이 된 것이다. 소설을 쓰는 막냇동생은 그 학교 선생님들과도 가끔 술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나는 그런 분들과 많이 어울려봐서 상상이 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저절로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나는 이런 사람꽃 향기에 취해 인문학 강의를 하고 글을 쓰게 되었다. 꽃이 된 사람들은 니체가 말하는 초인(위버멘쉬)이다. 초인의 특성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고귀함, 독립자존의 정신,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존재할 수 있음, 홀로 서서 독립적으로 살아야 함.’

 

이런 사람들은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도 남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공자가 말하는 ‘군자(君子)’다. 공자는 말했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 

 

군자는 다른 사람들과 화합을 잘하지만 같아지지는 않으며, 소인은 남들과 화합을 잘하지 못하고 같아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특징을 대중사회라고 한다. 과거에는 봉건사회라 수직적인 위계가 있었다.

 

하지만 근대에 민주주의 사회가 되면서 ‘개인’이 탄생했다. 소속이 사라진 개인들은 자유를 부르짖지만 자유를 누릴 정신적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를 닮아간다. 삶의 기준을 제시해주던 신이 죽어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대중은 서로 닮아가며 하나가 되어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화합을 잘 하지 못하니 질서 유지를 위해 관료제가 들어서게 된다. 관료제는 무조건적인 상명하복(上命下服)으로 굴러간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관료제의 폐해다.

 

사람에게서 영혼이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관료제 하에서는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유태인들을 대량 학살한 아이히만이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악의 평범성’이다. 악은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관료제의 폐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 막내 제수씨 학교의 선생님들은 각자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학교라는 조직을 위해 서로 화합을 할 것이다.

 

그 학교 선생님들은 서로 간에 아름다운 위계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다. 체육대회를 할 때는 체육대회운영을 잘하는 선생님이 리더가 돠고 다른 선생님들은 팔로워가 될 것이다.

 

학생들 간에, 교사와 학생들 간에, 교사와 학부모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그런 분쟁들을 잘 해결하는 선생님이 리더가 되고 다른 선생님들은 팔로워가 될 것이다. 이런 선생님들은 다른 선생님들의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각자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는 주인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존재만으로 가장 고귀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때는 위계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위계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는 것은, 폭력적인 위계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위계를 본 적이 있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어머니를 생각해 보자.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과 희생으로 돌보지 않던가? 가장 아름다운 지도자의 상이다. 막내 제수씨는 이러한 품성을 지닌 교장 선생님일 것이다. 우리는 상명하복이 아니더라도 질서가 아름답게 유지되는 세상을 꿈꾸어야 한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면서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개성이 존중되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 사회를 우리는 만들어 갈 수 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3.02.23 11:28 수정 2023.02.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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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