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대중문화를 보는 관점

김관식

대중문화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한 문화로서 그 시대 사람들의 정서와 꿈과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에 대중문화를 알면 그 사회를 살아가는 공통된 의식을 알아낼 수 있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세계화 시대로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각 나라의 문화가 뒤섞이는 혼종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가수 사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대중가요로 지구촌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이처럼 지구촌의 문화는 장벽이 없어져 우수한 대중문화는 지구촌 사람들이 공유하게 된다. 사이의 “강남스타일”은 한국어로 불렀지만 세계 사람들은 그 노래 가사의 뜻도 모르고 흥겨운 가락에 빠져들어 독창적인 문자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글문화를 세계 각국에 홍보한 셈이다. 

 

몇 해 전부터 한류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의 대중가요, 드라마, 영화 등이 인기를 끌어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k-pop이라는 우리나라만의 대중가요 스타일로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어 한국문화를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나 다른 나라의 자원을 융합하여 새로운 독창적인 우리만의 문화로 만들어온 우수한 민족이다. 그 실례를 든다면 김치문화이다. 

 

오늘날과 같은 김치는 본래부터 우리나라에서 있어온 것이 아니다. 김치를 만드는 원료인 고추가 들어 온 것이 1600년이고 김치에 고추를 넣기 시작한 것은 1800년이며, 오늘날과 같은 배추김치는 1900년대부터다. 그 이전에는 간단하게 소금에 절여 먹는지였다. 

 

그러나 우리는 “김치”하면 우리나라의 오래된 전통음식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세종대왕, 이율곡 선생도 오늘날과 같은 붉은 고추 듬뿍 들어 있는 김치를 잡수시지 못했다. 고추와 배추, 여러 가지 양념을 뒤섞어 독창적인 맛을 내는 김치문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세종대왕께서 섞이지 않는 독창적인 한글을 창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대중가요를 보면 노래 제목이 영어인 가요, 노래 제목은 한글인데 가사에 영어가 뒤섞여 있다. 그리고 가수들은 솔로가 아니라 그룹으로 가요에 맞는 독창적인 현란한 가수들의 안무를 통해 억눌려 발산하지 못한 놀이본능을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부여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추수감사제인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등의 제천의식에 가무를 즐겨왔던 전통이 있다. 놀이하고 춤추기를 즐겨 해왔던 조상들의 전통이 케이 팝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랫동안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지만, 그때마다 함께 뭉쳐 나라의 위기를 극복해왔다. 이웃하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많이도 보아오면서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해낸 것이 바로 한글이다. 독창적인 문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우수한 문화민족임이 증명되는 것이다. 

 

일본의 문자는 한자의 의존도가 심한 문자란 것으로 볼 때 우리 한글문화의 우수성은 자랑이요 긍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순수한 말을 우리나라 사람 스스로 아끼고 가꾸려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휘 70%가 한자어로, 20%는 외래어로, 겨우 8% 정도가 순수한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영어와 우리말이 섞여 있는 혼종의 문화와 인터넷의 발달로 언어의 질서를 파괴하여 축약된 신조어들이 난무한 혼종의 시대에 더욱 순수한 우리말은 그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며, 대중 매체의 발달로 각 지방에서 쓰이던 고유한 방언들이 자취를 감추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순수한 우리말을 잃어버리면 독창적인 한글문화도 외래어와 뒤섞여 혼종의 한글문화가 탄생되어 전통의 맥이 단절되고 말 것이다. 아무거나 섞으면 좋다고 퓨전문화가 우리의 문화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퓨전을 만들어내고 그 퓨전문화가 오랜 전통의 문화라고 착각하는 김치문화처럼 새로운 퓨전문화가 자리 잡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문학의 전통도 우리 고유한 문학작품을 천시하고 서양의 문화로 뒤바꿔 우리 문학작품을 구태의연한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 우리나라 문학사에서는 조상들의 정신적인 흐름을 도외시하고 변화를 시킨 장본인인 사람 위주의 문학사가 전개되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예를 들면 신체시를 발표한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을” 마치 우리 문학사를 뒤바꿔놓았다고 찬양하는 바람에 그의 친일행각이 감추어져버렸다. 

 

인물 위주의 문학사도 문제지만 영웅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의식 자체가 문제다. 현대는 영웅이 없는 시대이다. 자기가 맡은 일에서 지위가 높든 낮든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이웃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간 사람들이 모두가 영웅인 것이다.

 

영웅을 만들면 북한의 김정은 같이 엉뚱한 짓을 하고 만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행복한 생활을 짓밟고 대단한 영웅심으로 핵무기 개발하여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고 엉덩이에 뿔이 수백 개는 나서 앉아 있지도 못하고 서성거리면서 야단법석을 떠니 오히려 퓨전문화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퓨전문화처럼 섞일 줄 모르는 김정은 북한 체제는 독창성이 아니라 고립과 파멸을 자초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문화를 볼 때 인물 위주로만 보는 시각보다는 그 주 배경이 되는 전경화현상을 읽어내야 한다. 시에서 전경화 현상처럼 시의 전체적인 배경으로 후면에 자리 잡아 드러나지 않고 배후에 숨어있는 주된 의식의 흐름을 읽어내야 문화를 바로 보는 것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02.27 09:44 수정 2023.02.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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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