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봉수 [기자에게 문의하기] /
낚시꾼들 사이에 실리도로 알려진 섬이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원전리 앞 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거기서 바라보면 진해 천자봉이 훤히 보이고 거제도 북단의 장목면이 지척에 와닿는다. 실리도 서쪽에는 괭이섬(廣耳島)이 있는 괭이바다가 펼쳐져 있다.
한때 볼락을 잡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린 섬 실리도에는 가을이면 갈치도 잡히고, 봄에는 콩잎만 한 도다리도 간간이 나온다. 지도에는 실리도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시리섬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리섬이 정확히 맞는 말이다.
경상도 사투리 '시리'는 '시루'를 뜻하며 섬의 모양이 콩나물시루처럼 생겨서 그렇게 불렀다. 이순신 장군은 이 섬을 증도라고 했다. 임진왜란 당시 제2차 당항포해전이 있었던 1594년 음력 3월 3일-4일의 난중일기 기록을 보면 이순신 장군은 고성 당항포의 적을 치면서 부산포나 웅포 방면으로 도망칠 적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증도(甑島)에 전선을 배치하여 학익진을 치고 길목을 지켰다는 말이 나온다.
이때 '증도'라고 할 때 '증(甑)"자는 시루 '증' 자로 그 뜻을 풀어보면 시리섬이 된다. 일제 강점기 때 섬의 명칭을 한자말인 실리도로 바꾸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