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질량보존의 법칙

이남섭

 

질량 보전의 법칙

 

 

옥수수를 한 되를 넣고 돌렸더니

강냉이 한 말이 튀어 나왔다

쌀 한되를 넣고 돌렸더니

튀밥 한 말이 튀어 나왔다

낯 뜨거운 글 몇 편을 문학지에 넣었더니

시가 되어 튀어나왔다

나를 문학잡지에사에 넣고 돌렸더니

시인이 되어 튀어나왔다

 

옥수수 한 되나 강냉이 한 말의 질량은 같다

쌀 한 되나 튀밥 한 말의 질량은 같다

부끄러운 글 다섯 편이나 시 다섯 편의 질량은

다르지 않았다

시인이 되기 전이나 시인이 된 후의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뻥튀기 기계 앞에 쪼그리고 앉아

강냉이가 터지기를 기다렸다

치이익…

뜨겁게 팽창한 헛배의 김을 뺀 후 뚜껑을 열면

과장된 강냉이가 호들갑을 떨며 튀어나왔다

사방으로 흩어진 강냉이를 뛰어나니며 주워 먹었다

당원으로 치장한 강냉이는 달콤했다

강냉이 한 자루를 메고 돌아가는 길

자루의 크기가 어린 나에게 힘겨워 보였겠지만

걱정 마시라

집에서 들고 나온 옥수수 한 됫박의 무게일 뿐

 

부끄러운 글 몇 편을 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나를 화확적으로 뻥 튀겨도

질량은 변하지 않았다

 

 

 

[이남섭]

강원 양구 출생

한국문인협회 회원

마음의행간 회원

양천문인협회 회원

 

작성 2023.03.31 09:41 수정 2023.03.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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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