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모파상의 '피에로'에서 보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간의 이중성 비판

민병식

기 드 모파상(1850-1893)은 프랑스의 소설가로 에드거 앨런 포, 안톤 체호프, 오 헨리와 함께 단편소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이며 플로베르에게 문학 수업을 받았고 에밀 졸라, 이반 투르게네프와 같은 리얼리즘 작가들과 친교를 나누었다. 10년간의 짧은 문단 생활에서 단편소설 약 300편, 기행문 3권, 시집 1권, 희곡 5편, 장편소설을 썼고 서머싯 몸, 오 헨리와 같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르페부르 부인은 시골뜨기 과부로 우스꽝스럽고 요란한 겉모습 안에 상스러운 모습을 감추고 하는 여자였는데 아주 순박한 하녀 로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들은 작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몇 가지 채소를 재배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의 집에 도둑이 들어 양파 열두어 뿌리를 훔쳐 간다. 도둑이 들었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퍼져 나가고 어느 농장주가 개를 키우라고 조언한다. 결국 그녀들은 도둑 방지를 위해 개를 키우기로 하는데 큰 개를 키우자니 많이 먹을 것 같고 결국 짖을 수 있는 작은 개를 구하기로 한다. 개를 사려고 하니 2프랑의 돈이 든다. 

 

그러나 돈까지 들여가며 개를 사고픈 생각이 없었던 르페부르 부인에게 빵집 주인이 키우던 ‘피에로’라는 이름의 유기견을 데리고 온다. 그런데 이 개가 먹을 것이 필요할 때만 짖을 뿐 손님이 오면 전혀 짖지를 않고 오히려 꼬리를 흔들 뿐이다. 게다가 개먹일 돈도 아까운 판에 개를 키우는데 8프랑의 세금이 나온다. 당황한 그녀는 마을의 이회토 채굴장에 개를 버리기로 하는데 남을 시키자니 그것도 돈이 들자 자신이 직접 갖다 버리기로 하고 결국 자신 들이 채석장에 데리고 가서 버리고 온다.

 

그러나 삐에로가 그녀의 꿈에 나타나고 밤새 악몽을 꾸자 다시 삐에로를 데리고 오기로 한다. 삐에로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갱도에 들어갈 사람이 필요하고 이회토를 채굴하는 인부의 집으로 찾아가자 4프랑의 돈을 요구한다. 그 돈이 또 아까운 르페부르 부인에게 하녀 로즈가 삐에로가 죽지 않도록 매일 빵을 갖다주자고 제안하고 이를 받아들여 그녀들은 매일 삐에로에가서 빵을 던져 준다. 어느 날, 삐에로가 아닌 다른 개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삐에로보다 몸집이 큰 개인 듯하다. 빵을 던져 주면 큰 개가 다 빼앗아 먹는 듯하다. 모든 개를 모두 먹일 수 없다고 판단한 그녀들은 그날을 마지막으로 빵을 가져다주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

 

인간의 비정함이다. 처음엔 도둑을 방지하려고 개를 키웠으나 돈이 들어가자 개를 버린다. 일말의 정이 남아 다시 개를 데리고 오려고 했으나 다른 개까지 빵값이 배로 들어가는 것이 겁나 또다시 외면한다. 결국 키우던 개를 두 번 버린 것이다. 작품은 인간의 이기심을 말하고 있다. 필요할 때는 뭐든지 해줄 듯하다가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외면하는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이중성이다.

 

반려견 1,500만의 시대, 지금 전국 각지에는 사람들이 키우다 버린 유기 동물로 넘쳐 나고 있고, 동물을 키우던 인간은 버리고 나서도 행위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없다. 피에로는 얼굴에 진한 분칠을 하고 원뿔형의 모자를 쓰며 느슨한 옷을 입은 어릿광대를 말하는데 화장 속에 우리는 감추어진 피에로의 실제 얼굴을 알지 못하듯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작품은 키우던 개 피에로가 사람을 따르던 모습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르페부르 부인의 이중성 가득한 마음이 바로 사람의 간사함이며 그 이중성은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되어 돌아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3.04.12 11:22 수정 2023.04.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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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