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세의 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천재 비평가 고석규(1932~1958)가 다시 살아났다. 이북의 함경도 출신인 고석규는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와서 전후에 청춘을 불태우며 비평에 몰두하다가 안타깝게도 요절했다. 그를 기리는 행사가 21일 김해에 있는 고석규비평문학관(관장 이진서)에서 열린다.
21일 오후 2시에 개최되는 ‘고석규비평문학관 4월 비평주간’ 행사에서는 제1회 '고석규신인비평문학상'이 제정되어 첫 수상자를 내고 시상식을 갖는다. 첫 수상자는 ‘연대가 분열할 때-이미상론’을 쓴 박다솜(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평론가다. 이번의 제1회 고석규신인비평문학상은 1996년에 제정되었다가 2009년부터 중단되었던 '고석규비평문학상'을 부활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시상식에 이어 ‘1950년대 고석규의 비평 세계’ 세미나가 이어진다. 동의대 하상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세미나에서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가 ‘새 발굴 자료로 본 1950년대 고석규’에 대해 기조 발제를 하고, 고려대 오형엽 교수가 ‘고석규의 문체론’, 이명원 경희대 교수가 ‘고석규와 윤동주’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한다.
이진서 고석규비평문학관장은 "고석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1950년대에 역설의 논리로 진정한 비평정신이 무엇이며, 비평가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준 비평가였다."면서 "그가 남긴 비평적 행로는 여전히 신예 비평가들과 문학 세대들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이번에 다시 고석규의 비평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이들이 중심이 되어 고석규비평문학상을 부활시킴으로써 한국 비평문학을 새롭게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