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위 의식이란 권력 이데올로기의 산물로써 자기가 마치 남보다 더 힘이 세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했을 때 일어나는 비인격적인 행동이다. 인격이 성숙된 사람은 권위 의식을 갖지 않는다. 굳이 권위 의식을 갖지 않더라도 주위에서 존경을 받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보다 과분한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 지위를 남에게 과시해보고 싶은 충동과 남이 자기를 존경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압박감의 산물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을 때 일본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에게 경제적인 보상과 출세를 보장하고 그들을 이용하여 동족을 괴롭히는 일을 해왔다.
이런 일에 가담한 사람들을 친일파라 부른다. 다 같이 단합하여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35년이 아니라 더 빠른 시기에 독립을 쟁취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시기나 권력에 빌붙어서 동족을 괴롭히는 무리들 때문에 나라를 잃은 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6·25 때도 그러했다. 북한 공산당들이 각 마을에 불평불만이 가장 많은 낮은 계층, 즉 자기 불만이 많은 사람들에게 완장 하나 채워주어 무조건 잘 사는 사람을 부르주아적 계급으로 몰아붙여 죄 없는 사람을 무참하게 짓밟았다. 같은 마을에서 원한이 있는 사람은 붉은 완장의 무자비한 권력에 의해 희생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동족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해왔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무지한 사람일수록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자기의 잘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불만 세력들은 무조건 반항적이고 사회를 보는 눈이 비틀어져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권력의 자리에 오르면 앙갚음을 하게 되고 권위 의식을 부리게 된다.
학교 현장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모두들 승진을 목표로 난리법석들이다. “스님이 염불에는 공을 들이지 않고 제삿밥에 신경을 쓰듯 어린이들 교육한다”라는 사명 의식보다는 어떻게 승진할 것인가에만 집착하여 학교 경영자의 권위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그 군림하는 맛에 거드름을 피우는 못된 관리자들이 더러 있다.
교사들을 이유 없이 괴롭히고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교사에게는 인사상의 혜택을 주고 반항을 하면 불이익을 주는 저급한 관리자로서 자질 부족의 교육 현장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승진을 볼모로 독재적 굴복문화를 강요하는 관리자는 빨리 퇴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퇴출 작업을 학부모, 지역, 교육 당국에서 학교 교사들의 민원을 참작하여 승진에서 배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저급한 관리자들은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대 포장하여 인기 전술을 쓰기도 한다.
교육관이 제대로 박힌 관리자들을 재임용과정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퇴출시키는 제도적 보완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의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시스템으로 교육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교사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호해주면서 운영되는 학교가 혁신학교이나 요즈음 혁신학교라는 것은 말만 혁신학교이지 제도 몇 개만 바꾸고 혁신학교라고 교사들만 들들 볶아서 혁신되겠는가?
관리자가 먼저 혁신이 되어야 혁신이 되는데 관리자는 혁신을 전혀 모른다. 젊은 교사에게 배워서 매스컴에 오르내려 학교 이름을 떨치면 그때서야 혁신 학교인양 떠벌리고 자기가 다 혁신한 것처럼 얌체 같은 짓을 하는 관리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이 먹은 교사를 무능력으로 몰고 승진한 관리자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위장을 하는 교육 현장이 되어서야 하겠는가? 관리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가장 어린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군림하는 관리자는 관리자가 아니다. 어린이들에게 설문 조사를 해보라. 가장 정확한 것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이야기처럼 어린이들의 눈은 속일 수 없다. “너희 학교 교장 선생님은 어떠하시냐?” 벌거숭이 교장 선생님의 평가가 내려진다면 그 교장의 설 땅은 없다.
어린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학교장이 아쉬운 까닭은 무엇일까? 교육 현장에서 40년을 평교사로 떳떳하게 살아왔지만 그런 훌륭한 교육자가 손꼽기가 극소수밖에 되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승진제도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필자의 부정적인 소견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경력 교사들에게 솔직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보라고 하라. 거의 일치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직 승진만을 위해 낙도나 오지 학교로, 점수가 있는 연구학교로 아는 연줄을 대어 굽실거리며 점수 구걸이나 관리라는 비생산적인 삶으로 승진이라는 간판을 땄으니 배운 것이라고는 낙도와 오지에서 지역민들과 막걸리나 마시고, 아부형 문화에 푹 젖어 자신의 출세에만 눈이 어두운 속물적 근성으로 살아가면서 교육점수 관리 하느냐고 윗사람 비위 맞추는 법만 배웠으니 자기 교양을 쌓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분들이 퇴직할 무렵에는 쓸쓸할 수밖에 없다. 군림할 줄 만 알았지 어려운 사람을 돌볼 줄 아는가.
참으로 불쌍한 관리자들이 많다. 제발 교육자다운 관리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제가 너무 인격적으로 못났습니다 하고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권위 의식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찾으라. 권위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 바로 자기 혁신이다. 자기 내면이 빈약하여 자신의 내면을 감추고 직위에 의존하여 자기를 표현하려는 행위가 권위 의식이다. 자기를 높이려면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자기가 낮아질수록 권위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 옛날에는 권위의식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권위 의식을 버리고 가장 낮아질 때이다. 다 같이 교육 발전을 위해 국민 앞에 가장 낮은 자세로 헌신 봉사하여 땅에 떨어진 교권을 회복할 때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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