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지마" 이벤트

어른들의 스승의 날, 아이들의 스승의 날

선생님 몰래 준비한 이벤트

이 세상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5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초록창에 스승의 날을 검색해보니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교직 사회가 겪는 어려움이 워낙 큰데다 오히려 스승의 날에 촌지교사, 폭력교사 등을 소재 삼아 교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기사들이 쏟아져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달라는 청원을 교사들이 올리기도 할만큼 상황은 흉흉합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축하하고 감사해야 할 스승의 날에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스승의 날은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더불어 5월의 대표적인 기념일인 지라 조용히 넘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승의 날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른의 입장일 뿐입니다. 아이들은 안 그래도 신나는 5월에 선생님의 날까지 있다니 그저 신이 납니다.

 

우리 반도 약 일주일 전부터 이상한 낌새가 보였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면 어색하리만큼 입을 꽉 다물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차렷 자세로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교실 분위기가 너무 이상해서 뭐야? 왜 이래?’라며 의심스런 눈초리로 쓱 훑어보니 한 명이 저희 회의했어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회장이 화들짝 놀라며 그 친구에게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럼 그렇지. 자기들끼리 무언가 모의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후에도 아이들은 이상했습니다. 체험학습 때문에 학교에 빠진 친구들을 쉬는 시간에 굳이 복도로 불러내어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제가 양치를 하고 돌아오는 시간에 복도에 대기하고 있던 부회장이 저를 보자마자 부리나케 교실로 뛰어 들어갑니다. 제일 앞에 앉은 친구가 무언가를 회장에게 저 몰래 얼른 전달하는 광경도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집에 가기 전에는 한 친구가 ‘얘들아! 내가 써오라는 거 꼭 다 써서 가져 와야 돼!’라고 교실이 떠나가라 외치고 하교했습니다. 입으로는 쩌렁쩌렁 소리를 치고 눈으로는 저를 쳐다보며 , 선생님만 모르시는 이게 뭔지 궁금하시죠?’ 하는 얼굴로 웃으면서 말입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모르게 무언가 준비를 한다는 걸 이렇게 티를 내니 제가 모를 재간이 없습니다. 눈치를 못 채는 게 더 어려운 지경입니다. 이쯤 되면 저는 연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안 그래도 큰 제 눈을 더 크게 뜨고 놀라서 뒤로 넘어가 줘야겠습니다. 사실 정말 궁금하긴 합니다. 이 꼬마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입니다. 누가 27명이 일주일이 넘게 준비한 이벤트를 받아볼까요? 세상에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렇게 열심히 이벤트를 준비한 아이들이 보고 싶은 건 아마도 제가 활짝 웃는 모습이겠지요. 어른들의 스승의 날은 잠시 잊고 아이들과 함께 하하 호호 웃으며 그 시간을 즐겨야겠습니다. 누군가 알아주는 이 없어도 매일 아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계시는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K People Focus 별무리쌤 기자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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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5.13 12:58 수정 2023.05.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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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