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모술수라는 말이 있다. 못된 인간들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사용하는 임기응변식 상황 대처 능력인데, 진실성이 없고, 정직하지 못한 시정잡배들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을 중상모략하고, 함정에 몰아넣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는 추악한 인간 이하의 행위를 말한다.
사전에 의하면 권모술수란 “목적 달성을 위해서 인정(人情)이나 도덕을 가리지 않고 권세와 모략, 중상 등 갖은 방법과 수단을 쓰는 술책”이라고 되어 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에 의하면 “군주란 전반적으로 '덕망'을 바탕으로 백성과 신하를 다스려야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 누구보다도 잔인할 수 있어야 하며, 악해질 필요가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저서는 많은 지도자들의 필독서로 사랑을 받아 왔다. 오늘날 민주주의 지도자와는 상반된 악을 강조하는 독재형 리더십을 옹호하는 이론이다. 지도자가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게 하되 미움이나 증오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마키아벨리식 권모술수로 직원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그 관리자는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법을 어린이들에게 적용하여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받으려 한다면 이런 교육자 또한 개혁의 대상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권모술수로 권력을 유지했던 사람으로 한명회가 있다.
칠삭둥이라고 하여 어렸을 때 세상 밖으로 남보다 빨리 나왔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권모술수에 능했다. 그 밖에도 당파싸움에서 권모술수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사지에 몰아넣기도 하였고, 구시대의 정치인들이 상대 정치인의 사생활까지 들먹이는 등 비도덕적인 진흙탕 싸움을 우리는 흔히 보아왔다.
오늘날에도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사악한 행동을 은폐하기 위해 권모술수라는 부도덕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행하다가 법정 판결에 오르내리는 일은 허다하다. 고질적인 망국병이요.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행위일 것이다.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인 발상과 행위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옛날 초임 시절에 관리자가 교사들을 긴장시켜 자기가 유리 할대로 교사들을 부려 먹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종종 써먹긴 했다. 그때 당시에는 장학사의 권위가 막강했다.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한다고 하면 학교 안이 발칵 뒤집혔다. 어린들의 학습지도에는 안중에도 없고 장학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어린이들을 청소에 동원하곤 했었다. 이런 시기였기에 거짓 정보를 흘려 장학사가 방문한다고 하여 교사들을 환경미화에 이용하여 달달 볶은 때가 있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교육현장의 이야기이나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장학사가 평가의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관리자들은 장학사가 두려움의 대상이 될 것이나 교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관리자가 지금도 구태의연하게 권모술수에 의해 학교경영을 하고 있다면 그런 관리자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관리자로 스스로 교단을 떠나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자기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정당한 방법을 위해 변명이나 임기응변식으로 자신에게 불리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우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등 비도덕적이고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교육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러한 비교육적인 행동을 하는 교사나 관리자는 교육현장에 없을 줄로 안다. 만약 학교경영에 마키아벨리나 한명회나 정치 협잡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해왔다면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직과 진실과 사랑으로 교육자다운 인품으로 거듭나는 자기 갱생의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권모술수 대신 자신이 먼저 진실한 행동을 실천해 보여야 한다. 당신이 미워하는 상대에게 따뜻한 손을 먼저 내밀어 보아라. 권모술수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없는 데서 나온 것이다. 부하직원을 사랑으로 대하는 진실한 관리자가 되어야 하고, 어린이들을 진실한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가 되어야 교육이 바로 선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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