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푹 빠져버린 MZ세대... MZ 호소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미디어유스 / 김태섭 기자] 독일의 문학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사랑에 대해 ‘20대의 사랑은 환상이다. 30대의 사랑은 외도이다. 사람은 40세에 와서야 처음으로 참된 사랑을 알게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 여기에 처음으로 참된 사랑을 알게 되기도 전에 이미 수많은 이들에게 빠진 이가 있으니, 사람들은 이들을 MZ세대라고 부르더라. 


인터넷에서 만나는 MZ세대는 하나같이 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MZ세대, OOO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기사나 칼럼이 하루에 수십 개씩 쏟아지는 것이 현재의 MZ세대가 마주한 현실이다. 기업들은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정치계는 MZ세대가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입을 모은다. 이토록 대한민국 전체가 특정 세대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던 시대가 또 있을까. 


분석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사회 전반에 있어 MZ세대의 목소리가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소비자를 유치해야 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MZ세대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MZ세대가 다른 세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장년층, 일명 ‘X세대’ 사이에서도 배달앱, 마켓컬리 등의 온라인 결제가 필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넷플릭스 등의 OTT를 구독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이 MZ세대 자녀의 지속적인 사용 혹은 권유를 계기로 이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기업이 MZ세대를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MZ세대를 위한 마케팅은 단순히 해당 세대만을 위한 과정이 아닌,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MZ세대를 주목하는 것은 비단 기업만이 아니다. 지난 3월 28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모든 정책을 MZ세대, 청년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MZ세대는 그 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는 정치계 역시 주변 세대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MZ세대의 특징에 주목하고 있음을 방증하며, 최근 각 정당에서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청년정책 역시 이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주변 세대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을 배제하더라도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최근 제20대 대통령선거, 제8회 지방선거 등에서 MZ세대가 캐스팅보터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터는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지역이나 세대를 의미하는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에서 MZ세대가 캐스팅보터로 선정된 것은 MZ세대의 정치적 특징과 연관이 깊다.


이미 다수의 일관된 정치적 방향성을 지닌 기존 세대들과 달리, MZ세대는 아직 정치적 방향성을 확정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는 비율이 높다. 고정적인 정치적 방향성이 없기에 각 정당의 목소리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자신이 옳지 않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정치적 방향성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는 MZ세대에게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일명 ‘MZ 호소’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MZ라는 개념 자체가 지닌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유행어처럼 사용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MZ세대라는 용어 자체가 가지는 문제점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갈등 원인 분석에 집중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MZ세대는 역대 세대 구분 중 가장 광범위한 개념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쟁 이후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세대를 일컫는 ‘베이비붐세대’는 1955년부터 1974년까지 약 20년가량을 의미하고, 흔히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X세대’는 19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약 15년가량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MZ세대는 기존 Y세대로 불렸던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로, 그 기간만 해도 198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에 달한다. 한 가정의 모든 구성원이 MZ세대로 묶일 정도로 광범위한 시대를 하나의 세대로 분류한 만큼, 이들의 특징으로 제시되는 내용 대부분이 자신에게 해당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MZ세대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화를 지향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MZ세대는 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시된 이유이다. 최근 MZ세대의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한다, 업무시간에 에어팟을 꽂아서 불러도 대답하지 않더라 등 일부 MZ세대의 부정적인 측면을 마치 전체의 특징인 것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잦아지며 이러한 비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결국 각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는 해당 세대에 의해 사용되기보다는 기존 세대들에 의해 사용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MZ세대의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MZ세대를 위해 내놓았다는 상품, 마케팅, 법안 등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MZ세대를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은 MZ세대에게 중요한 무언가가 아닌, 타 세대에게 ‘MZ세대가 선호하는 것이 중요한’ 무언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기존의 세대갈등이 알파벳으로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 기존 세대는 일부 MZ세대의 부정적인 행동을 세대 전체의 풍조로 해석하며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보고, MZ세대들은 이러한 기존 세대를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기 위해, 청년 세대를 비판하기 위해 MZ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MZ라는 용어 자체를 줄이기에 집중하기보다도, 부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분을 줄여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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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 기자
작성 2023.05.30 11:01 수정 2023.05.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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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