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은 물론 사람의 목숨도 빼앗아 가는 전세 제도, 줄여나갈 수 있을까

어반브러쉬/TOMMY 제공

[미디어유스/강승협 기자] 지난 24일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40대 남성이 차 안에서 사망했다. 8일에도 서울시 양천구에서 30대 청년이 사망했으며 2월 28일과 4월 12일 그리고 14일에도 20~30대 청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사망자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전세 사기와 관련돼 있다.


전세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의 집이나 방을 빌려 쓸 때 일정한 돈을 맡겼다가 내놓을 때 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즉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빌려주고 임대인 소유의 집에 거주할 권리를 확보하는 형태다. 전세는 과거 고려 시대의 전당 제도나 조선 시대의 강화도 조약 이후 인구 급증으로 주택 구입을 위해 초래된 제도로, 우리나라에만 발달한 부동산 제도다. 전세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로 가계 대출이 어려웠던 시기 주택 구매자들이 자금 조달하고자 전세금을 활용하며 임대차 계약의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전세의 근본적인 위험성은 임차인과 임대인 간의 사금융이므로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전세금은 월세 보증금과 다르게 한평생을 모을 만큼 큰돈이므로 계약이 종료되고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임차인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렇게 위험성이 큰 계약인 전세는 최근 들어 화두가 되는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현재 집값이 하락함에 따라 전세가와 매매가가 비슷하게 책정되는 ‘깡통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깡통 주택의 경우 임대인이 집을 팔았을 경우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다. 깡통 주택 외에도 임대인이 전세금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는 갭 투자 역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임차인은 더욱 전세금을 받기 어렵다.


과거에도 전세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1990년에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세대 주택인 빌라를 많이 건축하도록 했다. 하지만 빌라는 깡통 주택의 주요한 타깃이 되었다. ‘빌라왕 사건’이 대표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건축주와 주택 구매자 그리고 공인중개사가 결탁해 악의적으로 깡통매물을 만들어 전세금을 가로채는 전세 사기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이 큰 전세 계약이지만 전세 계약의 비중은 전체 임대차 계약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달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국내외 경제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깡통전세 위험 가구가 지난해 1월 2.8%에서 올해 4월 8.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역전세 위험 가구 역시 지난해 1월 25.9%에서 올해 4월 52.4%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통계자료는 전월세신고제로 신고된 거래를 대상으로 진행한 통계이기 때문에 전체 잔존 전세계약 수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해당 통계보다 더 큰 깡통전세나 역전세 가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매와 월세 사이 사다리로 역할 했던 전세 제도는 가격 변동이라는 시장의 흐름에 크게 흔들리는 불안정한 제도로 전락했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 계약의 경우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수명이 다했어야 할 제도다’며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지원 및 갭 투자로 인해 생명이 연장되고 있다.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이므로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할지라도 정부와 금융기관이 결탁해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필수적이다. 지금 당장 전세 계약의 생명선을 자를 수는 없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세입자 보호 법안 등으로 점차 줄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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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협 기자
작성 2023.05.30 11:30 수정 2023.05.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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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