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하면 흔히 책, 신문, 잡지 등 문자로 이뤄진 텍스트를 읽는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정비아 작가는 <읽기의 발견>에서 '읽기'는 문자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것들'을 읽는 것이기에 살아가면서 내가 듣고 보는 것에 읽기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상시에 무엇을 읽고 있을까요?
저는 직장 생활에서 직장 상사의 눈치를 읽고 있습니다. 신입은 아니라서 크게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장님의 기분은 어떤가, 연차를 얘기할 타이밍이 왔는가에 대한 눈치를 살살 보는 편입니다. 집에서는 부모님과 동생이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합니다. 평상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동생의 주말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아빠는 또 어디로 운동을 나갔는지 등등 일상생활의 움직임을 읽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 때면 친구들의 솔직함을 읽고 시간을 함께 보내곤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읽고, 이해하려 하지만 정작 본인을 읽으려는 시도는 어렵기만 합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내 자존감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등등 '나'를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애정도, 주변에 나눠줄 따뜻한 여유도 함께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를 점차 잃어간다고 생각했을 때, 저는 심리 상담을 통해 '걱정 상자'를 만들었고, 그 안에 제가 불안했던 것과 힘들게 했던 것들을 종잇조각에 적어 저를 읽어보려고 해봤습니다.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걱정 조각은 어쩌면 그때뿐인 걱정거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걱정거리를 나열했다기 보다 저는 '읽기'의 행위를 통해 본질적인 문제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단 1분이라도 본인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일기를 쓰거나 블로그를 하거나 어쩔 땐 폰 메모장을 활용하며 그 순간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적었습니다. 다른 것을 읽느라 놓친 내 모습들을 돌아본다면 생활 속 '읽기'의 재미도 느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지 않을까요?
K People Focus 살구미 기자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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