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준 개인전, 형상의 바깥

하영준 전. 갤러리 라메르 1층 3전시장

2023년 6월 7일 - 2023년 6월12일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와 장미 등을 암시하는 형상이 한글 서예와 함께 출현하는 그림이다. 그림과 문자가 하나로 엮여서 비처럼 화면을 적시고 흥건한 먹과 자유로운 필묵의 유희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이른바 문인화라 부를 수 있는 그림이다. 하영준의 그림과 글씨는 문인화의 전통을 부단히 일깨우는 한편 동시대의 조형 감각을 더불어 내밀고 있다.

하영준 그림의 화목은 여전히 사군자이고 자연물에 의탁 된다. 그 경()을 빌어 정()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른바 의경(意境)이 그것이다. 아울러 자연생명체의 어느 한 순간, 찰나를 건져 올린다. 시간의 속박을 벗어난 생명체는 홀연 자신의 진상(眞相)을 밝힌다. 아울러 작가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를 빌어 이를 크게 그린다. 그 안에 우주자연의 신비한 이치나 현상이 내재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꽃 한 송이나 대나무 잎 새 하나를 빌어 상상하는 세계는 무한하다. 저 사물의 핵심으로 밀고 들어가 만난 것, 대자연의 원초적 생명의 힘과 교감해서 얻은 것을 형상화하려 한다. 그러니 작가는 마음의 순수함의 경지에 이르러 자연과 합치됨을 느꼈을 때 일어나는 심리적 반응을 중시하고 내면에서 우러난 맑은 감성적 심사를 우선한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자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신적 흐름인데 이는 자기의 뜻을 자연물에 의탁하는 문인화적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형태와 닮음을 구하기보다는 생동하는 기운을 찾고자 한다. 만물은 영기의 화신이므로, 만물이 영기를 발산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전적으로 화가의 몫이다.

화면에는 온통 먹이 번지고 스며든 흔적이 가득하고 그 위로 날카로운 몇 번의 붓질이 얹혀 진다. 먹이 얹혀 진 화면과 여백 사이에서, 구상과 추상 사이, 선과 도상 사이에서 붓질은 진동한다. 붓질, 붓의 놀림이 감각적으로 흔들린다. 가장 근원적인 그 붓질, 선은 무척 골법적이다. 그런데 형체의 근원이자 형체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기(). 이 붓질은 소나무나 매화, , 장미 등의 형태를 암시하는 듯 하면서도 무엇보다도 붓질이고 기의 표출이자 흔적이 된다. 붓질이란 다름 아닌 작가의 신체적 행위의 기록인 셈이다. 붓을 통해 자기 자신의 신체의 굴곡과 이동, 움직임, 호흡, 떨림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수묵화의 뼈대인 필을 통해 수묵의 정신을 육화해 내는 조형적 실험을 전개하고 있으며 모필과 먹으로 이룬 조형적 과정을 펼쳐낸다.


 그러니 하영준이 추구하는 문인화란 결국 자연물을 빌어 내면의 정신세계를 표상하거나 생기를 드러내는 일에 해당한다. 이른바 문기에서 나오는 추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 박영택 (경기대교수미술평론) -


하영준 | Ha Young-ju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예술철학전공 박사

개인전 | 13| 단체전 및 초대전 | 300여회

수상 | 1995년 동아미술제 문인화부문 '대상' | 1996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우수상'

저서 | 시로써 그림을 탐하다(2016)| 중국화조화(2005)

학술논문 | 한국 현대문인화의 제 경향연구한국 문인화의 원류와 유파10여 편

현재 |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회화예술전공 교수

하영준 개인전, 형상의 바깥
2023년 6월 7일 - 2023년 6월12일
하영준 전. 갤러리 라메르 1층 3전시장

[한국종합아트뉴스 보도국 지형열]

작성 2023.06.04 03:59 수정 2023.06.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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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