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사이버 연인
찬바람이 뚝뚝 떨어지며 끌어안은 본네트
사랑을 사육하는 커서가 옆구리에 달라붙어 있다
환상물의 결정을 통과하는 남자가 있다
적(赤)이 사랑받는 곳에 출몰한 그녀와는
한 쌍의 굼벵이
상상으로도 몸이 근질거리는 연인들의 빼어난 스크롤
조도가 높은 곳을 꺼리는 그와 첫선을 보이는 무릎 꿇은 조명이 고갤 떨군 한 카페
빛나는 명찰이 도주하고 그의 입술은 얼어 있다
드르륵 몸서리치는 그의 손끝에 불시착한 그녀
홀로 암전된 카페에서는
현실에서 볼이 붉어진 커피가 휘파람을 불고 있다

[민은숙]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전국여성문학대전 당선
문화도시 홍성 디카시 수상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명인명시 아티스트 대상
제8회 대한민국 문화교육 대상
제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 대상
2023 대한민국 중견작가문학대상
2023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산맥 웹진 편집위원
열린동해문학연합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중견작가 산문집 ‘한편의 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