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5월 6일(음력 4월 2일)은 24절기 중 입하(入夏)다. 뻐꾹새 울고 보리 이삭이 패면 초여름으로 접어든다. 산에는 신록이 무성해지고 물 잡은 논에 개구리들이 왁자한 계절이다. 이 모두 농경시대의 풍경이지만 불과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했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가사 '농가 월령가' 4월령을 보면 입하를 전후한 시기의 자연 풍광과 인간사가 잘 묘사되어 있다.
사월이라 한여름이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비온 끝에 볕이 나니 날씨도 좋구나,
떡갈잎 퍼질 때에 뻑꾸새 자주 울고
보리 이삭 패어나니 꾀꼬리 노래한다.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 치기 비쁘구나.
남녀노소 일이 바빠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한 대사립을 녹음에 닫았도다.
면화를 많이 하소 방적의 근본이라.
가난하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공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입하는 이제 없다. 미세먼지는 시도 때도 없이 중국에서 날아오고 북한 미사일도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시절이다. 고향 땅 밭고랑에서 기고 있을 어머니가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