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의 대중가요로 보는 근현대사] 노들강변

무정세월을 봄버들로 동여나 볼까


무정세월을 봄버들로 동여나 볼까

신불출·문호월·박부용

 

 

노들강은 한강의 어디쯤일까. 이름은 왜 노들강인가. 이 노래의 제목 <노들강변>은 노들강의 남쪽일까 북쪽일까. 노들강은 1960년대 중반~1970년대에 사라진, 한강이 범람할 때마다 생기던 강이다. 원래 노들섬은 한강변 북쪽에 붙어 있던 백사장이었다. 새남터(새나무터)라고 불리던 곳. 밀려온 모래 터에 해마다 새 나무가 싹을 틔워서 자란다는 의미다. 조선시대에는 훈련장으로 쓰기도 했고, 일설에 의하면 단종(1441~1457) 임금 부활을 꿈꾸던 사육신이 네 마리의 소가 이끄는 거열형으로 사지가 찢겨 죽은 뒤 시신이 버려진 곳이라고도 한다. 이곳이 한강에 홍수가 지면 골이 패여서 강처럼 물이 흘렀다. 그때는 섬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노들섬은 1917년 한강대교를 건설할 때, 다리 중앙에 있던 모래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중지도(中之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1995년 노들섬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노들강변>노래가 불려 진 시기가 1934년이니 이때는 노들섬이 지어 진 뒤이다.

 

노들강변 봄버들 휘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매여 볼까/ 에헤요 봄버들도 못 잊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가노라//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 자국/ 만고풍상 비바람에 몇 번이나 지워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가노라// 노들강변 푸른 물 네가 무슨 망령으로/ 재자가인 아까운 몸 몇몇이나 데려갔나/ 에헤요 네가 진정 마음을 돌려서/ 이 세상 쌓인 한이나 두둥 싣고서 가거라.(가사 전문)

 

​▶https://youtu.be/Bd44_QZFHrc

 

이 노들강은 원효로동 앞 강북일대와 용호동 일대로 흘러서 용산강(龍山江)이라고도 했다. 노들고개도 있었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한강 쪽으로 넘어가던 고개다. 요즈음 상도터널이 지나가는 산 능성이다. 노들강으로 넘어가는 고개라서 노들고개라고 불렸다. 한강대교 남단 오른편으로 이어지는 길은 지금도 노들길이라고 한다. 노들이라는 이름은 이 일대 한강변의 돌이 검은 빛을 띠므로 흑돌(흑석 黑石. 늙은돌, 노돌 老乭)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되었단다. 노들고개 좌측, 노량진 역 언덕 쪽이 사육신 묘원(墓園)이다. 성삼문·하위지·박팽년·유응부·이개·유성원 등 여섯 명과 김문기의 묘소가 있다. 육신인데, 무덤은 7()이다. 1990년대 김문기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단종 복원을 숙의(熟議)할 때 신숙주는 참여를 거부하였다.

 

<노들강변> 노랫말을 지은 신불출은 본명이 많다. 신영일·신흥식·신상학. 1905(1907?) 개성에서 출생하여 1976년 북한에서 사망했다. 송도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한 그는 본인이 불출이라는 예명을 지었다.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면서, 억압받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미의 불출(不出)이다. 사람의 인생은 출생입사(出生入死)의 길인데, 태어나지 않았으면 사망도 없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그는 언어의 유희 만담에 능한 연예인이었다. 식민지시대 세태를 풍자하고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해학적인 만담과 연극을 공연하여 인기를 모았고, 조선총독부가 강제로 창씨개명을 하게 되자, ‘될 대로 되어라라는 의미의 추임새로 해석될 수 있는 에하라 노하라’(江原野原)로 발음되도록 일본식 이름을 지었다는 일화가 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박부용(朴芙蓉, 1901~?)은 창원에서 출생하여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같이 살았다. 그는 12세에 서울 광교조합 기생으로 이름을 올린다. 조선통감부(1905~1909)1909년 대한제국의 관기제도를 폐기한다. 이후에 흩어진 기생들이 모여서 생겨난 것이 기생조합이다. 이때부터 그녀는 가곡·가사·경서잡가·정재무·춘앵무·검무·무산향까지를 익힌다. 그러던 그녀가 33세 되던 1933년 오케레코드 소속 가수가 되었다. <노들강변>19341월 세상에 나왔는데, 노들강변이 수록되어 있는 음반은 오케레코드 창립 1주년에 나왔다. 1940년대 이후 그녀의 행적은 묘연하다.

    

    

 

 

 



 

유차영 선임기자

(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5.13 10:26 수정 2019.05.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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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