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세설] 하루살이의 환생

이태상

 



30여 년 전만 해도 서양 과학계에선 인간의 의식작용consciousness은 진지한 연구과제가 되지 않았었다. 너무 애매모호하고 복잡 미묘해 구름잡이 같은 추측에 불과할 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인간의 의식작용을 천착할 수 있는 분야로는 철학, 심리학 그리고 신경생물학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세 분야 다 해답 없는 골칫거리를 다루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철학이 제일 먼저 정신과 육체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꼭 도전해야 할 세 가지 문제 중 하나인 이 의식작용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른 문제는 퀄리아qualia라고 하는 감각질感覺質인데 어떤 것을 지각하면서 느끼게 되는 기분이나 심상 따위로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특질을 가리킨다. 이는 일인칭 시점이기에 주관적인 특징이 있으며 객관적인 관찰이 어렵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의도 또는 고의성intentionality인데 우리와 직접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까지 포함한 여러 가지 사물, 곧 물체와 행사들에 관한 문제이다.

 

이들 세 가지 문제점 의식작용’ ‘감각질그리고 의도성의 공통​ ​우리 정신과 육체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인가 아니면 별​ ​개의 것으로 이원론dualism적인가아니면 의식작용과 정신 또는 영혼이 모든 것의 원초적인 본질이란 팬사이키즘panpsychism적인가 하는 수수께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좀 더 쉽게 풀이해 보자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우리의 정신과 혼이 같은 거냐 다른 거냐가 되지 않을까. 정녕 대우주의 축소판인 소우주가 내 몸이라면, 우주의 혼과 마음이 곧 내 마음과 혼이 되는 것이리라. 마찬가지로 우리가 백세 인생을 산다 한들 무한한 우주시간에서 보면 하루살이 아니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해, 이 한 순간을 아주 넉넉히 늘려 잡아하루라 치더라도, 우리가 사는 하루가 일생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할 때 우리가 사는 한 해는 365일이니 우리가 1년만 산다고 해도 365번 환생을 하는 셈 아닌가. 그러니 하루살이 인생을 매번 새롭게 365회나 살아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우리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넋두리를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매일같이 날이면 날마다 다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린 날로 새롭게 달리 살아봐야 하리라. 우린 같은 숨을 두 번 다시 쉬지 않고, 같은 꿈을 두 번 다시 꾸지 않는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5.25 11:35 수정 2019.05.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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