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교통사고로 지적 장애가 된 아버지를 돌보면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 15시간을 일하는 청소년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홈페이지에 16세 용일이의 사연이 올라왔다.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용일이는 또래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는 안 다니고 있어요. 제가 뭔가 벌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됐으니까"라고 말한다.
경호 회사에 다니는 용일이는 새벽 3시 택배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한다. 택배 배송이 끝나면 낮에는 식당과 편의점에서 일하고, 밤에는 경비 업무까지 하면서 하루 15시간을 일하고 있다. 16세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다. 용일이는 "아버지랑 할아버지를 지켜드리려는 마음이 제일 컸다"라면서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일이는 응급구조사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쪽잠을 자며 검정고시 준비를 하지만, 가난은 자꾸 용일이의 발목을 붙잡는다. "제 인생만 왜 이럴까요? 아무리 애를 써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용일이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월드비전을 통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