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신화를 잃어버린 시대

김관식

신화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인류 최고의 최초의 기록이다. 민족마다 구전되어온 신화가 있다. 신화는 집단을 이루고 살아가는 공동체의 이상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신화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굴절을 전제로 역사적인 사실 여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소 과장되기도 하고 미화되어 펼쳐진다.

 

어떤 이는 신화를 역사로 간주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신화의 경우 신화를 역사로 보는 경우도 있다. 고조선의 단군 신화, 부여, 고구려, 신라, 백제, 후백제, 구려, 탐라국 등의 건국 신화와 창세신화 등의 신화를 역사로 고정시키려는 것은 합리적적인 사고에 의해 언제나 의심받게 된다. 신화와 역사의 간극은 믿음에 의존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신화들이 끊임없이 의심받는 역사로 여겨지는 까닭은 그 믿음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오늘날의 신화는‘과거를 여는 문’이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를 여는 문’이 된다. 우리는 신화와 역사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과 같이 과학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도 이야기의 신성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오늘날 아무리 과학 문명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에는 과학의 합리적인 사고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현상이 존재한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은 신의 존재를 믿고, 나아가서는 종교에 의지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지구상에는 아직까지 편리한 문명 생활을 누리지 않고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신화의 신성성을 그대로 믿고 살아간다. 

 

그렇지만 오늘날 과학 기술의 발달은 신화를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한다. 신화 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공시적 상상력으로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단군신화를 살펴보면, 한반도를 생활공간으로 살아왔던 우리 민족의 지혜가 모두 여기 신화 속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으로 변신하기 위해 백일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끝까지 실천한 곰이 여자로 변신하고, 호랑이는 도중하차한다. 결국 곰은 여자로 변신하여 한웅과 부부연을 맺게 되고 그 사이에서 우리 시조인 단군이 태어났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 신화에서 곰이 사람으로 변신하기 위해 백일동안 먹었던 쑥과 마늘은 오늘날까지 좋은 음식이고 약초로 사용하고 있다. 마늘은 모든 한국 음식을 요리할 때 들어가는 양념이다. 한국인은 단군신화 속의 쑥과 마늘을 지금까지도 즐겨 먹고 있고 앞으로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단군신화 속의 여자로 변신한 곰의 쓸개와 마늘은 간장를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한다.  

 

이처럼 신화는 그 지역 공간에 나라를 세운 정당성과 같은 핏줄이나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상이 담겨있다. 그래서 현실과 동떨어진 황당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굳게 믿는다. 역사가 당시의 기득권을 가진 세력을 정당화하고 영웅을 신격화시켜 신화가 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신화는 비현실적인 황당한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비현실적이고 황당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모두 사실로 믿는다. 무조건 의심하지 않고 믿는 것이 신화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낼 때 신화를 창조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각자가 자신의 신화를 만들어내며 살아간다. 저마다 다른 자기만의 신화를 창조해내기 위해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인간으로 좀처럼 실천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 그 사람의 신화는 여러 사람이 공인하는 신화가 되기도 한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을 편리하고 과거와는 별천지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오늘날 우리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과거의 조상들이 보았을 때 정말로 믿기지 않는 신화일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하는 극도의 이기심 때문에 자연환경을 너무도 많이 파괴했다. 따라서 미래세대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물려주는 꼴이 되었다. 그래 놓고 후손들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잘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정말 모순이요, 파렴치한의 행동일 것이다. 

 

신화를 잃어버린 시대, 우리는 각자가 인간다운 양심을 되찾아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각자가 아름다운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지구온난화,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유행병 등 지구촌의 재앙이 오지 않도록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야 할 때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09.25 09:42 수정 2023.09.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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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