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제비
햇빛 빛깔 곱디고운 가을날 아침인데
먼 여행 떠날 채비하는 제비 한 마리 없어
한가한 허전함이 가득 찬 높디높은 파란 하늘
어린 시절 동무들과 흙 마당에서 놀고 있노라면
빨랫줄에 무리지어 앉아 왁자지껄 동참하던 새
봄날이면 보랏빛 제비꽃은 여기저기 피어나는데
이제는 천연기념물만큼이나 보기 힘든 새
농약 살포에 먹을 것이 적어서인지
처마 밑 둥지 틀 곳이 없어서인지
인적 뜸해진 시골 동네라 쓸쓸해서인지
돈벌이 찾아 도시로 떠난 사람들처럼
십여 년 전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가더니
도무지 다녀가질 않는다
[강흥수]
한국시 대상
공무원문학상'
한남문인상
시집 '마지막 불러보는 그대
'인연은 뿌리 깊은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