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창작할 때 문장 부호를 무조건 생략하라고 배웠다면 엉터리다. 이를 여러 지면을 통해 강조해 왔다. 문장 부호 자체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를 창작할 때 문장 부호의 의미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생략한다면 그에 상응한 시적 장치가 필요하다. 리듬, 의미, 이미지, 호흡 단위의 행갈이와 시어 배열 등 탁월한 창작 기교를 수반해야 한다.
쉼표의 쓰임은 15가지로 구분한다. 이 글에서 예문은 생략한다. 한국어 어문 규정 ‘한글 맞춤법’ 부록에 수록한 문장 부호 쉼표의 쓰임을 제목 위주로 살펴본다.
① 같은 자격의 어구를 열거할 때 그 사이에 쓴다.
② 짝을 지어 구별할 때 쓴다.
③ 이웃하는 수를 개략적으로 나타낼 때 쓴다.
④ 열거의 순서를 나타내는 어구 다음에 쓴다.
⑤ 문장의 연결 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할 때 절과 절 사이에 쓴다.
⑥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부분을 줄여서 열거할 때 쓴다.
⑦ 부르거나 대답하는 말 뒤에 쓴다.
⑧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곧’, ‘다시 말해’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앞말 다음에 쓴다.
⑨ 문장 앞부분에서 조사 없이 쓰인 제시어나 주제어의 뒤에 쓴다.
⑩ 한 문장에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될 때 앞에 오는 어구 다음에 쓴다.
⑪ 도치문에서 도치된 어구들 사이에 쓴다.
⑫ 바로 다음 말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나타낼 때 쓴다.
⑬ 문장 중간에 끼어든 어구의 앞뒤에 쓴다.
⑭ 특별한 효과를 위해 끊어 읽는 곳을 나타낼 때 쓴다.
⑮ 짧게 더듬는 말을 표시할 때 쓴다.
쉼표의 쓰임은 다양하다. 즉, 쉼표가 함의하고 있는 의미는 다양하다. 시 창작도 글쓰기이다. 쉼표를 무조건 생략할 성질이 아니다. 이를 적확하게 써야 시의 표층적 의미, 심층적 의미, 다층적 의미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무조건 쉼표를 생략한 시는 엉터리일 확률이 높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