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다 현지에서 별세한 독립유공자 정두옥 지사(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의 유해가 1903년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지 120년 만에 고국으로 봉환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국가보훈부는 “정두옥 지사의 유해를 배우자 이봉아님의 유해와 함께 국내로 봉환, 오는 15일(수) 오전 11시부터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14일(화) 오후(18시 40분)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정두옥 지사 부부의 유해 영접이 이뤄진다.
<알로하(ALOHA) 대한민국! 꿈에서도 잊지 못할 그리운 나의 조국>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유해 봉환식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정두옥 지사의 유족*(4명), 광복회원,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현 운구, 묵념, 헌화 및 분향, 부부 사진 증정, 봉환사, 추모 공연, 조총 및 묵념, 영현 봉송 등의 순으로 약 27분간 진행된다.
주제어에 쓰인 ‘알로하(ALOHA)’는 하와이에서 쓰이는 인사말로 사랑, 애정, 평화 등을 의미하며, 하와이로 이민 간 한인들이 고된 삶 속에서도 국권 잃은 나라를 잊지 않고 120년 동안 한결같이 조국을 사랑해 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봉환식은 공적 소개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정두옥 지사 부부의 영현이 봉환식장으로 운구되면, 국기에 대한 경례와 봉환 선열에 대한 묵념 후, 박민식 장관이 유족 대표, 학생 대표 등과 함께 헌화·분향한다. 이어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에서는 처음으로 박민식 장관이 정두옥 지사 부부의 사진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색채(컬러) 복원하여 유족 대표에게 전달한다.
봉환사에 이은 추모 공연은 그룹 ‘포엣’이 머나먼 타국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조국을 위해 항상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 ‘첫사랑’을 노래한 뒤, 조총 발사 및 묵념, 그리고 영현을 독립유공자 묘역으로 봉송하는 것으로 봉환식을 마무리한다. 정두옥 지사의 유해는 독립유공자 제7묘역으로 봉송된 후, 12시 30분부터 대전현충원장과 유족, 광복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장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정두옥 지사(1889년~1972년)는 1903년 하와이로 이민 후, 1914년 대한인국민회 하와이 지방총회 와이엘누아지방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1918년 갈리히연합회 발기인과 1919년 대조선독립단 총단장으로 활동하였다. 1931년 하와이 대한인국민회 내 공동회의 선전부장과 기관지인 『국민보』의 주필로 활동하면서 동포들의 문맹 퇴치와 자녀들의 교육을 장려하고 조국의 독립운동 선전 등에 힘썼다.
이후 1940년 5월, 한국독립당 하와이지부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되어 원동의 특무공작과 한국광복군의 경제적 후원에 주력하였다. 1941년에는 미주지역 내 모든 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의사부 위원 및 선전부 위원장으로 선임되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후원과 외교, 선전사업을 추진하였고, 1944년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워싱턴 외교사무소에서 외교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1945년 우리가 맞이한 광복에는 떠나온 고국을 잊지 않고 이역만리에서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정두옥 지사님과 같은 분들의 숭고한 헌신이 서려있다”면서 “조국을 떠나신 지 120년 만에 그리운 조국,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시는 정두옥 지사님과 배우자 이봉아님께서 고국의 품에서 최고의 예우 속에 영면하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선열들의 고귀한 독립 정신을 후세에 알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를 마지막 한 분까지 고국으로 모셔 국가를 위한 헌신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사업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등 의열사(義烈士)에 대한 유해 봉환을 시작으로, 올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 지사와 이번 정두옥 지사까지 총 148위의 유해가 봉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