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작은 일이라도 악한 일을 행하지 말자

신기용

“여기는 금연 구역입니다!”

“상관 마세요!”

“금연 구역 안내 문구가 안 보이세요? 옆에 임산부도 계시잖아요!”

 

버스 정류장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실랑이다. 버스 정유소 10m 범위 안에는 금연 구역이다. 과태료가 지방 자치 단체마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금액도 안내 문구에 박혀 있다. 

 

우리 주변에서 작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담배를 아무 데나 피워 대거나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는 행위는 작지만 나쁜 행위이다. 독한 말로 작지만 악한 짓이다. 

 

왜 버스 정류장 주변에 담배꽁초가 이리저리 뒹굴까? 혼잡한 대로변이나 상가 밀집 지역에서 주변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워 대는 사람들의 심리는 정상일까?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나 담배꽁초를 내던지는 행위나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행위는 법령으로 정해 놓은 나쁜 행위임이 분명하다. 금연 구역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판에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제멋대로 피워 대는 행위를 당연한 듯 여기는 흡연자도 있다.

 

금연 구역이든 아니든 주변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워 대는 일에 집착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주변 사람을 무시하고 간접흡연 피해를 안겨 주는 처사가 작지만 나쁜 행위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워 대는 행동이 작지만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지인에게 슬쩍 “다른 사람들에게 간접 흡연 피해가 가니까 담뱃불 좀 끄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그들의 반응은 얼추 비슷하다.

 

“나처럼 세금 많이 내는 사람 있으면 나와 봐라 해.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무상 교육, 무상 급식도 할 수 있는 거야!”라며 핑계 같지 않은 핑계, 아무런 쓸모없는 궁색한 말로 둘러댄다. 

 

그 말과 행동이 얼마나 문화인답지 못한 행위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깨닫지 못하는 것은 둘째라 하더라도 익살스럽다고 혼자서는 낄낄거리며 웃어 댄다. 옆에 있는 사람들의 기침 소리와 허파가 뒤집어지는 구토 증세조차 외면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 문화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님을 진정 모르는 걸까?

 

“요즘도 아무 데서나 담배 피우는 미개인이 있네!”

 

넌지시 염장을 찌르며 가시 돋친 말을 해도 약물 중독자처럼 몽롱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정신 줄을 놓은 듯 혼자서 깔깔 웃으며 담배를 피워 댄다. 

 

말에 돋친 가시에 가슴이 뜨끔했음 직한데도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을 우대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야!”라며 혼자서 희희낙락한다. 

이런 언동을 일삼는 자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쯤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자신이 기본 예의를 갖추지 못한 사람임을 스스로 깨치지 못한다. 일부 흡연자이긴 하지만, 현대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예의를 무시하는 행위는 스스로 현대 미개인으로 남고 싶어 하는 몸부림일 수 있다. 대개 현대 미개인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말인지도 모른다. 

 

둘째, 담배를 끄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일정한 시간이 도래하면 어쩔 줄 몰라 하며 다시 담배를 찾는다. 담배에 의존하는 삶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폐해진다. 이를 외면하는 듯하다. 

 

셋째, 담배는 약물이 아니라는 착각 속에서 산다. 담배는 마약과 다르다고 합리화한다. 물론 마약 중독자와 달리 ‘습관성 흡연자’라고 표현하지 ‘니코틴 중독자’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습관성과 중독성의 경계 지점은 모호하다. 흡연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과학적인 사실이고 진실이다. 이를 거부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흡연자들의 흡연할 권리를 보장하는 편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흡연자들의 흡연할 권리와 비흡연자의 건강권이 충돌할 때 비흡연자의 건강권이 더 우선한다. 이런 사실을 늘 상기하면 좋겠다.

작은 일이라도 악한 일은 행하지 말자!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4.05.29 09:32 수정 2024.05.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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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