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찮아 다 괜찮아!
욕망은 반복을 요구한다. 욕망이 욕망을 만든다. 불온한 욕망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갈등을 조장하고 충돌을 일으킨다. 욕망 안에는 결핍이 산다. 결핍은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먹고 자라난다. 무의식 속에 알알이 박혀 의식하지 못할 뿐 그 힘은 너무 강해서 제어하지 못한다. 결핍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받은 고통의 다른 모습이다. 그 결핍이 욕망으로 변해 우리를 조종하고 있다. 그래서 결핍은 살아서 겪는 죽음의 맛이다. 전승선 작가의 ‘비밀화원의 빨간고양이’는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인간이라는 생명체에게 욕망은 지극히 폐쇄적이면서 개방적이며 신비스럽고 야만스러운 복합체의 개념이다. 욕망이라는 개체가 우리 의식 깊숙한 곳으로 침투해 들어오면 이미 그때부터는 위험하고 치명적인 지옥이 펼쳐진다. 모든 걸 다 가진 경제계의 마더 테레사 ‘래사’ 회장과 고아인 반푼이 소녀 ‘세시’를 통해 삐뚤어진 욕망이 인간을 어디까지 갈 수 있게 하는가를 묻고 있다. 반면 인간에게 희망은 어디까지 선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괜찮아 다 괜찮아’를 외치는 주인공 ‘세시’의 외침은 우리에게 깊은 메아리를 남긴다.
▶ 출판사 서평
결핍은 살아서 겪는 죽음의 맛이다
삶이 방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내 안에 있는 결핍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돈을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돈을 빌리듯이 욕망을 다스릴 이성이 없으면서 결핍을 키운다. 결핍은 성장으로 가는 열쇠이면서 자아를 좀먹는 바퀴벌레다. 아픔이 없는 인생은 어쩌면 파도 없는 바다처럼 무난할지 모르지만, 위대해지지는 못한다. 인간의 삶이란 결국 희로애락을 주제로 펼쳐지는 한 편의 드라마다. 그 드라마에 결핍과 욕망이 없다면 시시하고 재미없을 것이다. 이 욕망을 펼치면 지옥이고 접으면 천국이다. 우리는 천국보다 지옥을 더 좋아한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전승선 작가의 ‘비밀화원의 빨간고양이’는 결핍 속에 숨은 욕망의 전차를 타고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담담하게 펼쳐 놓았다. 불행의 원인은 대게 욕망에서 시작된다. 욕망은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는 종교의 교주보다 힘이 세다. 이 작품은 욕망을 욕망하는 회장 ‘래사’와 욕망을 저당 잡힌 반푼이 ‘세시’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하나하나 파헤쳐 보고 있다. 우리 안에 있는 결핍의 힘이 욕망으로 꽃피우지 않고 희망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작가는 성찰의 코드를 심어 놓았다.
전승선 지음 / 비밀화원의 빨간고양이 [전자책] : 자연과인문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