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선보 칼럼] 금리인하에도 찬바람은 불어온다

심선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왔다.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가 38개월 만에 막을 내리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도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불어오는 현실은 왜 그럴까?

 

금리인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낮은 금리는 기업의 투자 유인을 높이고, 가계의 대출 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한다. 특히,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경제 회복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금리가 낮아지면 신규 대출자들에게는 유리한 조건이 제공되지만,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많은 차주가 고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아 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 이들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기존 대출의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을 느끼기 어렵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은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이전에 높은 금리로 인해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오를 때는 쑥쑥 오르던 이자가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하락 폭이 크지 않다. 오히려 찔끔찔끔 내려오는 이자 때문에 더 미칠 지경일 것이다.

 

둘째, 금리인하가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만, 생활비와 기타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다. 물가 상승과 생활비 증가로 인해 차주들은 여전히 경제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 특히, 자녀 교육비나 의료비 등 필수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실질적인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부동산 시장은 금리인하와 같은 경제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시한폭탄과 같은 가계부채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나 지속적인 대출 규제로 인하여 차주들은 여전히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주들은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치가 하락할까 두려워하고 있다.

 

넷째, 인플레이션의 우려다. 금리인하가 지속되면 통화량이 증가하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고, 소비자들은 더욱 조심스러운 소비를 하게 된다. 결국, 금리인하가 소비를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밖에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소비와 투자에 대한 위축으로 이어지며, 차주들은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재정 상황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금리인하는 분명 부동산 시장과 대출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그러나 이미 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 차주들,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 증가하는 생활비, 그리고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차주는 여전히 한숨을 쉬고 있다. 따라서 금리인하가 모든 차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경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차주들이 진정으로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밖에 없는 법, 그동안 기나긴 시간을 버티고 버티지 않았는가? 이제는 매서운 칼바람이 지나가고 솔솔 부는 찬바람 정도만이 남아 있다. 각자도생이라지만 혼자 있는 것은 언제나 외롭고 험난하다. 그동안 소원했던 주변인들을 생각하며 따뜻한 전화 한 통과, 따뜻한 커피 한 잔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기 바란다.

 

 

[심선보]

칼럼니스트

러닝시크릿 대표

아트딜러 / 강사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 시부문 작가 등단

저서:초보를 위한 NPL투자 가이드, GPL투자 파이프라인

메일 : ssonbo@nate.com

 

작성 2024.10.18 11:12 수정 2024.10.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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