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유 너머의 일상, 화요 편지 김고은입니다.
어쩌다 듣게 된 가수 조성모 씨의 노래 한 구절에 마음이 일렁였습니다.
괜찮은 거니 어떻게 지내는 거야
일렁이는 마음에 달력을 확인하니 12월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2024년의 시작에는 한 해가 끝도 없이 길 거만 같았는데 벌써 2024년의 마지막 달이 다가왔습니다. 2024년이 끝난다고 이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지만, 연말이 되니 괜히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나는 올 한 해를 어떻게 지냈는지,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독자 여러분 괜찮으신가요?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하늘 아래 세상은 참 넓고도 다양합니다. 사계절을 겪는 게 우리에겐 당연한 이야기지만 추운 겨울이 없는 적도 지방, 얼음이 사시사철 녹지 않는 극지방도 있으니 말이지요. 또 추운 겨울이 싫어 따뜻한 나라의 별장에서 겨울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뜨끈한 보일러와 함께 겨울을 나는 사람도 있고, 보일러가 없어서 힘겹게 추운 겨울을 버티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렇게 지리적 위치와 물질적으로만 우리가 다양하게 살아가느냐 하면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누군가는 뜨끈한 보일러 밑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보일러가 있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보일러는 부족해, 나도 해외에 별장이 있어서 날씨가 온화한 나라에서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요. 생각의 차이만으로도 우리는 같은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니까요.
각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같은 세상을 다르게 판단하고 경험합니다. 증명된 사실만 믿는 논리를 중시하는 사람은 추상적 개념의 신뢰도가 낮다고 여기기에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나약하거나 이성적이지 않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아닐지라도 신비로운 체험을 경험했거나 추상적 개념만으로도 충분히 신뢰도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미신과 종교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극단적인 견해 중 무엇이 진짜일까요?
과학이 모든 것을 입증할 수 있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과학의 역사만 보더라도 기존의 옳다고 확신하던 과학의 오류에서 진화와 발전을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500년 전만 하더라도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 중 하나였던 거처럼요. 미시 세계에는 고전물리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사실들이 있기에 양자물리학이 발전한 거처럼요. 그렇다고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과학적 기술력의 부족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어떻게 그 진실을 통찰력으로 꿰뚫어볼 수 있는가가 의문으로 남겠죠.
그렇기에 우리는 극단적 태도를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논리와 이성을 중시하는 과학이든 미신과 계시를 믿는 종교든 한쪽의 극단적인 견해에 치우치기 때문이죠. 과학은 단순히 실험과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그 토대에는 이성, 논리, 관찰에 따른 철학적 사고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virtue)’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중용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이상적인 자세를 말합니다. 해탈을 추구하는 부처님도 ‘중도(中道, majjhimā paṭipadā)’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양극단에 치우치는 것에는 실익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죠.
여러분은 오늘 어떤 세계를 살고 계신가요?
K People Focus 김고은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케이피플 포커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표기 의무
■ 제보
▷ 전화 : 02-732-3717
▷ 이메일 : ueber35@naver.com
▷홈페이지 : www.kpeople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