ᅠ 안녕하세요. 소유 너머의 일상, 화요 편지 김고은입니다.
사람은 그 자체로 존엄하다지만, 우리는 매우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채 태어나기에 이 세상에 존재할 때부터 불공평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런 불공평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행복을 추구하곤 합니다.
어떤 것이 과연 행복일까요? 유교 경전인 오경(五經) 중 하나인 서경(書經)에서는 오복(五福)의 개념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수(壽) 장수하는 게 첫 번째, 부(富) 부유하거나 권력을 지니는 게 두 번째, 강녕(康寧) 건강과 평안,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평화로운 게 세 번째, 유호덕(攸好德) 덕을 좋아하고 행하여 타인에게 존경받고 도리를 따르는 삶이 네 번째, 고종명(考終命) 천명을 다하고 자연스럽고 고통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게 다섯 번째입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하기 쉽지 않겠지요. 신체가 건강하고 매력이 있어도 돈이 없다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쉽지도 않겠지요.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으로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데 단명해야 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이 되겠지요. 오복을 다 갖춘 사람이 이 세상에 도대체 몇이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오복을 다 가졌든 갖지 못했든 우리가 결국 죽게 된다는 건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길어져 120세가 넘는다 해도 우리가 죽게 될 거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죽음’이라는 사건을 가까이 두고 내 삶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 보입니다. 더 좋은 물건, 새로운 경험을 끝없이 추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끊임없는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희생했던 내 인생의 시간, 먹고 사는 일이 바빠 신경 쓰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 그리고 미처 풀지 못한 갈등이 아쉽지는 않을까요?
진정으로 지금의 삶이 내가 바라는 삶인지, 아니면 다들 그렇게 살아가니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써 쫓아가는 삶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욕심만을 우선시하거나 마음이 없는 인공지능처럼 이성적 생각으로만 이 세상을 바라보기에 무언가 내가 놓친 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당장 내일 죽는다 해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보통의 하루를 보내도 여한이 없으신지, 2024년의 끝에 한 번 고민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K People Focus 김고은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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