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로 불린다. 뱀은 때로는 신비롭고 불길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생명과 지혜를 상징하기도 한다. 땅에 밀착해 현실을 감각적으로 직시하며, 필요할 때는 허물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뱀의 모습은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 2024년 갑진년은 대한민국 역사에 큰 상처를 남겼다. 비상계엄의 발령, 정치적 격변을 초래한 탄핵 사태, 그리고 무안 제주항공 참사까지, 연이은 국가적 위기가 국민에게 깊은 아픔을 안겼다. 이러한 상흔 속에서 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며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양극화의 현실은 공존을 향한 해법이 필요한 시대를 만들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지역 소멸과 양극화 문제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경제적 불평등과 인구 감소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낳고, 세대 간 간극은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에서 비롯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노년층 사이의 갈등, 그리고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은 국가적 안정과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하거나 미루지 않고, 본질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문제에 접근하며, 필요하다면 허물을 벗고 새로운 사고로 변화하는 과감함이 뱀처럼 요구된다.
초고령 사회에서 배운 교훈, 지역과 세대의 연대를 이뤄야 한다. 2025년은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요한 시점이다. 인구 감소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지역 문화와 정체성의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재생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젊은 인구가 머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대 간 소통과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고령층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청년 세대의 에너지와 혁신성을 결합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존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세대 간 연결 프로그램이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은 대한민국이 공존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다. 양극화와 초고령화라는 도전 앞에서 유연한 사고와 실용적인 해법으로 문제를 극복할 때,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며, 과감히 허물을 벗는 뱀의 지혜를 우리 사회에 적용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