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 김수영, <사랑의 변주곡(變奏曲)> 부분
인간은 오랫동안 욕망의 입을 닫고 살았다. 먹을 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먹을 게 넘치는 시대다. 욕망의 입을 마음껏 열어도 되는 시대다. 그러면 인간은 욕망의 노예가 될까? 그렇지 않다. 인간은 낮은 욕망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나은 욕망을 추구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껏 욕망의 입을 열어야 한다. 그러면 그 안에서 사랑을 발견하는 날이 온다.
그 사랑을 낚아채야 한다. 사랑은 우리 안의 영원한 샘물이다. 이 샘을 발견하고 나면 우리는 한평생 목이 마르지 않게 된다. 이 샘이 루소가 말하는 ‘일반의지(인간의 보편적 가치)’다. 그는 말했다.
“함께 우는 것만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것은 없다.”
인간은 자신만을 위해 울고 웃고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울고 웃기도 한다. 우리 모두를 위한 마음이 우리 안의 샘에서 솟아 올라오기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이 모여 법을 만들고 국가를 만들 때, 민주주의의 꽃이 필 것이다. 루소가 민주주의를 믿은 이유다.
욕망의 입을 제대로 열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광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들은 자신도 남도 믿지 못한다. 인간(民)이 세상의 주인(主)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 안에서 샘물이 솟아 올라와야 한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