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말버릇으로 사람 이해하기

김관식

사람은 평소 말버릇이라 행동으로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출신 지역, 학력, 직업, 잘 사는 정도, 취미, 결혼 유무 등등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의 말버릇이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면, 어느 정도는 상대방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족집게처럼 미래를 예측한다는 무당의 점집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은 정말 귀신의 힘을 빌려 미래를 예측한다기보다는 찾아오는 사람들의 인상, 옷차림, 말버릇, 행동 등을 살펴서 그의 과거의 행적을 알아맞히는데 부채를 펴는 동작이랄지 다른 여러 동작을 통해 상대방을 살핀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무당이나 점집을 찾아와는 사람은 가정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어려운 고민거리가 있어 답답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찾아온 사람이 찾아온 용건을 먼저 말하면 그에 합당한 듣기 좋은 말이나 듣기 싫은 말이지만 앞으로 행동거지를 지시하기 위한 말을 꺼내고, 상대방의 처지를 짐작할 수 있는 질문으로 상대방의 심리를 알아내고, 상대방에게 위안이 되거나 미래에 일어날 희망적인 일을 제시해 줌으로써 자신을 찾아온 상대방에게 찾아오길 잘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무당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물건을 사려고 가게에 들어선 손님의 여러 가지 말버릇과 행동을 통해 물건을 살 사람, 물건을 사지 않을 사람을 거의 예측이 가능한 것은 손님의 말버릇과 행동을 관찰해 온 오랜 경험에서 족집게 도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말버릇과 행동으로 11가지 버릇 유형을 제시한 정신과의사 시바다 이즈루의 『상대방 마음을 읽는 101가지 법칙』의 저서에 따르면, 첫째, 타인 앞에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열등감이나 공격성이 강하고, 심리적으로 억압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상황에 따라 어투가 바뀐다고 한다. 그 까닭은 억압된 에너지를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발산하면서 해소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공간, 또는 상대에게서 벗어났을 나타나는데. 주부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남자는 술집이나 음식점, 또는 동창회, 여행지 등지에서 자신의 일과 전혀 관계없는 인물을 선택하여 어조가 바뀐다는 것이다. 

 

둘째,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사람은 요점만을 전달하는 능력이 없거나 어떤 변명을 내포하고 있거나 상대방에 대한 친절의 표시로 그런 버릇과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주로 나이 든 노인들이 지루할 정도로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데, 이는 뇌의 퇴화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지루하리만큼 세세한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는 경우와 남을 잘 배려하거나 도와주기를 좋아하는 경우 두 유형이 있는데, 전자는 장황한 나머지 말의 초점이 흐려져 핀잔을 듣게 되고, 후자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는지 마음을 쓰는 사람으로 상대방의 인격을 인정하지 않고, 무의식 속에는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숨어있는 방어기제가 상대방을 보살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무턱대고 맞장구를 치는 사람은 소위 예스맨이라고 불리는 사람이거나 주체가 확립되어 있지 않는 사람으로 아첨의 심리적 동기가 작동한 것이다.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것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항상 같은 반응을 보이는 무턱대고 맞장구를 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과 감정의 교류를 저해한다. 무턱대고 맞장구를 치는 사람들의 심리적 동기가 같지는 않지만, 일부는 개인으로서의 주체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잘 쳐준다고 해서 그를 호의적이거나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넷째, 세심하고 소심한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동정심 때문이거나 상대방이 오해할까 불안해서인데, 이런 사람은 서론이 길다. 상대방과의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본론을 꺼내기 전에 어느 정도 서두가 필요하다. 그러나 서론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요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지고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서론이 긴 이유는 상대방에 대한 동정심이 때문이거나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게 되지 않을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다섯째, 재빨리 눈길을 외면하는 사람은 문화적인 습관 차이, 자신의 존재감이 희박하거나 자기의 마음이 드러날까 봐 불안하기 때문이거나, 매사에 자신이 없는 사람으로 항상 대화할 때 상대방의 시선 방향을 본다. 대화할 때 시선을 회피하는 사람은 심리적 불안감의 징후로 시선 공포증이라고 하는데,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계속 주시하며 대화하는 사람은 수줍음이 결핍된 경우이고, 대화 중에 시선을 돌리는 것은 자신감이 없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하는 견해도 있지만 대화하면서 눈길을 어디에다 두는가는 매우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이다.

 

여섯째, 수다스러운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거나 응석이나 의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인데, 이런 사람은 말의 속도에서 마음 읽을 수 있다. 말 걸기가 무섭게 거침없이 지껄이는 사람과 항상 누군가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는 수다쟁이의 수다는 대부분 남의 험담이나 뜬소문, 또는 자기중심적인 내용으로서 경박하고 비생산적이기 일쑤이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이다.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무의식 속에 있는 응석이나 의존의 욕구를 해소하고, 나아가 외로움을 달래고 싶은 것이다.  

 

일곱째, 항상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은 치밀하지 못하고 단순하며 평면적이거나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으로 이야기의 페이스에서 드러난다. 목소리가 큰 사람은 때와 장소에 따라 성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공공장소에서도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거나 일상생활에서 무신경한 사람으로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순환성기질이다. 

 

여덟째, 항상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없을 때, 또는 어린 시절의 영향 때문인데, 이런 소곤소곤. 우물우물하는 심리는 상대방에게 의존하고자 하는 속셈이 있는 것이다. 

 

아홉째, 남의 이야기를 먹고 지껄이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고, 성품이 관대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말 잘하는 사람의 무례한 심리로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에 도취하는 자기애적인 경향이 있다.

 

열 번째, 남의 이야기에 기어들기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심리적으로 자신과 타인과의 구별이 확실치 않으며, 심리적 스킨십을 갈구하는 사람이 있다.

 

열한 번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시간을 지키고 싶지 않다는 의식이 마음속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변명으로 일관한다.

 

상대방의 말버릇이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대인관계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오해로 인해 심리적인 갈등을 없애는 길일 것이다. 자신이 대화하는 상대방의 심리를 알고 실천한다면, 이미 대인관계에 좋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02.17 10:07 수정 2025.02.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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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