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많은 사람들이 티베트 불교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라마의 영향도 있지만 티베트 불교의 독특한 수행체계와 보리심으로 가득한 티베트의 순수한 정신이 물질만능과 이기주의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참신한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티베트 불교는 밀교라고 하는 금강승 불교로 대표된다. 소승과 대승을 거쳐 발전된 금강승은 독특한 수행체계를 갖고 있다. 내밀한 방법으로 스승이 제자에게 부처님법을 전수하는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격리된 은둔처에서 엄격한 수행을 하는 것도 티베트 불교의 특징 중 하나다.
이 책은 티베트 밀교수행 성취자들의 삶과 대자유를 위한 정신수행 이야기다. 샤캬 쉬리(1853~1919)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근래에 보기 드문 위대한 밀교 수행 성취자였다. 독덴은 수행을 통하여 마음의 본성을 깨달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출가 수행자이기는 하지만 밀라레빠의 전통에 따라 머리를 깎지 않고 흰색 가사를 걸친다. 샤캬 쉬리는 티베트인들이 제2의 부처로 숭앙하는 빠드마삼바바(717-762)의 25제자 중 한 명인 나남 뒤좀의 환생자다. 생전에 걸인과 같은 모습으로 외딴 은둔처에서 수행하여 큰 깨달음을 얻고 많은 이적을 행사한 그는 무지개몸을 성취하고 열반에 든 위대한 스승이었다.
철저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쓴 수행자들의 일대기인 이 책은 밀교 수행법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진정한 스승을 만나 비밀한 법을 전수받으면 이번 생에서 바로 대자유를 얻는 길이 이 책 속에 들어있다. 누구든지 이렇게 뛰어난 수행자의 해탈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이 전기를 읽으면서 왜 샤캬 쉬리가 마하무드라와 족첸 가르침의 위대한 성취자로 평가되는지를 알 것이다. 샤캬 쉬리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일체중생을 위해 이룩한 일들은 우리에게 정신적 성숙의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현대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으로 인해 종교가 밀려나고 있다. 백년 전만 해도 종교는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었다. 탈종교 시대가 되었지만, 불교는 여전히 인간의 삶에서 정신적 가치를 채워주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 티베트 불교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티베트 수행자들의 순수한 정신세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티베트 불교는 한국, 대만, 베트남, 스위스, 네덜란드,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도 뿌리를 내려 많은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티베트에는 위대한 수행자가 많다. 그중에서도 샤캬 쉬리는 빠드마삼바바의 25제자 가운데 한 명인 나남 뒤좀의 환생자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정신적 스승이다. 샤캬 쉬리의 저명한 제자인 빼마 쵸갤, 소남 상뽀, 텐진 걀첸, 묀람 랍장 등에 의해 가르침이 전파되었고 이어서 이들의 제자이자 부탄의 라마 수장이었던 로폰 쿤렉과 동티베트의 걀첸 뚤꾸 린포체 등 많은 사람들이 가르침을 전파하였다. 오늘날 샤캬 쉬리의 유산은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카톡 시투 최키 갸초가 티베트어로 쓴 것을 이탈리아 출신 엘리오 구아리스코가 영문으로 번역했으며 이봉수 작가가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여 ‘독덴 샤캬 쉬리’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샤캬 쉬리와 그의 손자 아포 린포체, 그리고 증손자 세이 린포체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법맥이 끊이지 않고 유구하게 이어져 내려온 것은 티베트의 전통과 끊임없는 수행의 결과다. 티베트의 정신적 스승들이 보여준 자기 성찰과 불법을 수호하기 위한 실천행은 큰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제자는 스승을 부처님처럼 믿고 따르고, 스승은 제자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티베트의 수행 전통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샤캬 쉬리의 증손자인 세이 린포체가 주재하는 출판기념법회가 4월 11일 오후 3시 서울 조계사 경내에 있는 조계종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카톡 시투 최키 갸초 지음, 이봉수 옮김 / 알라딘: 독덴 샤캬 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