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행복은 매우 개별적이고 주관적이다.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계량화할 수도 없다. 많은 철학자들이 행복론을 주장해 왔으나 진정 그들이 행복한 삶은 살다 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라마다 개인마다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 다르다. 최근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6.058이고, 143개국 가운데 52위, 1위는 핀란드 7.741, 최하위는 아프가니스탄 1.721이라고 발표했다. 개인별 행복지수는 어떻게 되는지 자기평가를 해 보시기 바란다.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가 행복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했다. 몇 분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소개하면, 소크라테스는 행복이 인간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육체적인 쾌락이나 외부의 보상에서 오는 행복이 아니라, 영혼의 조화와 내적 평정을 통해 참된 행복을 찾아야 한다.
또한 이성을 통한 자기 인식과 자기 통제가 행복의 핵심이라고 이성적인 삶을 강조하고, 개인의 내면적 성찰과 덕의 실천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단순한 쾌락이나 고통의 부재를 넘어서는, 인간의 참된 본성과 목적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상태를 행복으로 보고, 이성적 활동이 인간의 가장 높은 기능이며, 이를 통해 덕을 실천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때 행복을 경험할 수 있으며, 행복은 개인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결과 공동체에 대한 기여 등 사회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쇼펜하우어는 “우리 자신의 행복을 얻고 누리는 일은 언제나 우리 자신에게 맡겨져 있다.”라고 말한 점에서 행복이 각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행복론에서 “인생을 향유하며 현재를 즐겨라. 자기 자신에게서 가치의 기준을 구하라. 담담하고 당당하게 살아라. 시각과 관점을 바꾸어라. 주체적 사고를 하라. 생활방식을 단조롭게 해야 행복해진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칸트는 행복을 인간의 욕구와 감정에 따른 만족감으로 정의하고, 행복을 도덕적 삶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결과로 보았으며, 도덕법칙을 준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이익으로 행복과 도덕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자는 도를 따르는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무위를 통한 삶의 단순함, 그리고 겸손과 덕의 실천할 때 행복할 수 있다. 요약하면, “치허극 수정독(致虛極 守靜篤), 욕심을 버려 마음을 비우고, 맑고 고요한 상태를 굳세게 지켜라” 즉, 욕심을 비우면 존재가 채워지고, 고요함을 지키면 삶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소유하려는 마음을 비우면, 그 양만큼 존재가 자리한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라고 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철학자가 행복을 정의하고 나름대로 행복론을 주장해 왔으나 행복은 각 개인의 인생관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레온하트의 『행복을 찾아주는 9가지 생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자기 자신을 과시하라.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행복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행복을 습관으로 만들어라. 당신은 행복을 사로잡을 권리가 있다.
둘째, 행복을 갉아먹는 마음의 벌레를 없애라. 자부심이 낮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벌레라고 생각한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해진다. 사소한 실수는 불행의 덫이 아니다. 타인의 단점을 캐지 마라. 운명적인 희생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당신을 응원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진정한 승리자가 되라. 작은 성공을 축하하는 습관을 갖자.
셋째, 당신의 행복은 당신만이 만들 수 있다. 최고의 나, 행복의 나 특별한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느껴야 한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 마라. 당신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존재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당신이다.
넷째, 당신을 둘러싼 행복을 먼저 생각하라. 당신이 처한 현재 상황, 즉 자신을 둘러싼 축복된 일들을 먼저 생각하라. 행복을 느끼는 1단계는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다. 2단계는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표현하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내가 있는 곳이 행복의 땅이다.
다섯째, 삶의 지혜를 배우는 행복을 느껴라. 비난의 화살을 버려라. 죄의식은 당신을 해치는 복병이다. 당신의 실수는 당연한 것이다. 뜨거운 난로에서 손을 떼라. 뒤돌아보지 마라.
여섯째, 당신이 행복한 이유는 현재에서 찾을 수 있다. 관 속에 미리 누워 보기, 당신의 심장이 뛸 때 그것은 좋은 신호이다. 우너한다면 그대로 저질러라.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라.
일곱째,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행복한 휴식 속으로. 잠깐 쉬어라. 그리고 높이 도약하라.
여덞째,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라. 행복은 전염된다. 어떤 점에서 볼 때 여러모로 행복은 만나는 사람에 달려 있다. 행복한 만남, 소중한 만남. 수레바퀴를 다시 만들어라.
아홉째, 당신의 미소가 모두의 행복을 부른다. 기쁨을 퍼뜨려라. 부끄러움을 저리면 행복한 웃음이 온다. 당신의 친구는 행복의 수호신이다. 고귀한 행복은 베푸는 마음에서 온다.
이상에서 행복해지려는 아홉 가지 습관은 요약하면, 당신의 영광을 위해 자축해라. 당신을 차별화하라. 당신의 축복받은 경우들을 다 세어보라. 배우고 잊어버려라. 현재를 즐겨라. 속도를 늦춰라. 운동을 해라. 주위에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선택하라. 기쁨을 퍼뜨려라 등이다.
행복이란 말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똑같은 행복의 조건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행복은 개인의 생활 습관에 따라 다르다. 행복에 관한 유치환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의 「행복」 전문
[김관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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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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