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자연과 함께 사는 행복

이봉수

예전에 아이를 많이 낳을 때도 '다 제 먹을 것은 갖고 나온다'면서 우리의 선조들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계산을 해서 몇십 년 후의 일을 대비하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가난했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가을에 까치밥이라 해서 감 하나를 나무에 남겨놓는 여유까지 부리며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살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사실 우리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문간 밖이 저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오늘 저녁에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내일 대학가요제에 나가 단 5분 만에 스타가 될지도 모른다.

 

욕심을 줄이고 자족할 줄 알면 걱정할 것이 없다. 욕심이 문제다. 남과 비교를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은퇴 후 외국 여행 다니고 마누라 명품 사주고, 주말마다 골프를 쳐야만 행복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

 

자연을 좋아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볼 줄 안다면 자연에 투자해야 한다. 아직도 한적한 산골이나 섬마을에는 한 평에 만 원도 안 하는 땅들이 많다. 오염되지 않은 땅에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집도 지을 수 있는 땅이다.

 

10년 이상을 내다본다면 지금부터 나무를 심고 조경을 하고 터를 다지는 작업을 하면 된다. 푼돈으로 적금하듯이 나만의 미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강원도나 경북 북부지방의 심심산골에 가면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 이런 터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먼 낙도 섬으로 가도 폐허가 된 집들이 즐비하다. 

 

무소유의 즐거움을 안다면 이런 곳에 가서 서너 평 짜리 황토집을 짓고 사계절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면 그 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 날이 밝으면 밭에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들어와 잠자고, 겨울철 눈이 와서 길이 막히면 그냥 틀어박혀있으면 된다.

 

내 주변엔 향수병처럼 자연을 동경하면서 유독 섬마을을 좋아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 외딴섬에 완전히 폐허가 된 집을 수리하여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거기서 고추, 마늘, 상추를 재배하고 달래랑 쑥이랑 나물을 캐서 먹으며 탁 터진 바다를 바라보며 사는 낙은 해외여행이나 골프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10년 후를 대비한다면 지금 당장 나무를 심고, 밭을  가꾸고 조그만 황토집을 지을 준비를 하자.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서 나무를 가꾸고 터를 다지고 밭을 매고 전원생활을 할 준비를 하면 된다. 

 

보험이나 연금을 들면서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인간은 원래 구족한 존재이고 착하게 더불어 사는 사람은 대자연이 알아서 풍족하게 먹여 살린다. 가장 쓸모없는 짓이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다. 걱정할 시간이 있으면 나무를 심고 노래를 불러야 한다.

 

 

[이봉수] 

시인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

https://yisoonsin.modoo.at

 

작성 2025.04.10 10:10 수정 2025.04.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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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